스마일게이트·넷마블·컴투스·액토즈 등 e스포츠 진출 계획

서머너즈 워 월드아레나 인비테이셔널 결승전 모습. / 사진=컴투스

e스포츠가 게임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게임사들의 e스포츠 진출도 최근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e스포츠 인기가 급증하면서 e스포츠를 통해 자사 게임을 장기 흥행게임으로 만들려는 게임사들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e스포츠 시장 규모는 2015년보다 20% 증가한 8억9000만달러(약 1조200억원)로 추정됐다. 2019년에는 12억3000만달러(약 1조41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e스포츠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판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게임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 넷마블게임즈, 컴투스, 액토즈소프트 등 다수의 게임사들이 e스포츠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일게이트는 최근 세계적 권위의 국제 대회 ‘월드사이버게임즈(WCG)’ 상표권을 삼성전자로부터 인수했다. 독립 법인 WCG를 설립해 게임을 비롯해 엔터테인먼트 문화의 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WCG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국제 게임대회로 ‘e스포츠의 올림픽’으로 불려왔다. 한국이 종주국인 유일한 글로벌 경기로, 지난 2000년 ‘WCG 챌린지 대회’가 시범 대회로 개최된 이래 2013년 중국 쿤산 경기를 끝으로 14년 동안 수많은 경기를 펼쳐왔다. 마지막 대회였던 WCG 2013에서는 40개국에서 선수 500명이 참가했으며, 한국이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앞으로 WCG를 세계 최고의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축제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새로 출범하는 WCG는 e스포츠에 국한되지 않고, 관람객을 포함한 모든 참가자들이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며 즐거움을 공유하는 페스티벌이자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문화의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컴투스는 자사의 인기 모바일게임 ‘서머너즈 워’를 통해 모바일 e스포츠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열린 유저 오프라인 대회 ‘월드아레나 인비테이셔널’이 시장 진출의 신호탄이다. 서머너즈 워는 북미, 유럽, 일본 등 전 세계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 최근 누적매출 1조원을 돌파한 턴제 방식의 모바일 게임이다. e스포츠의 주요 관건인 유저층 확보는 이미 이뤄진 상태다.

컴투스측은 유튜브 채널 생중계 동시 시청자수가 총 3000명에 육박했으며, 경기 종료 후 12시간 만에 영상 시청수 1만9000건 이상을 기록하는 등 경기 관람의 재미 요소가 충분히 확인됐다고 밝혔다. 컴투스 관계자는 “이번 대회로 서머너즈 워의 또 다른 영역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하게 됐다”며 “향후 모바일 e스포츠로의 진출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넷마블게임즈는 최근 모바일 e스포츠 진출을 선언했다. 상반기 출시 예정인 모바일 진지점령 게임(MOBA) ‘펜타스톰’을 e스포츠 종목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펜타스톰은 5대 5 실시간 대전을 지원하는 모바일게임으로 유저는 탱커, 아처, 전사, 마법사, 암살자, 서포터 등 6개 직업군 캐릭터를 선택해 대전을 펼칠 수 있다. 펜타스톰 리그는 누구나 참여 가능한 비공식리그(일반 토너먼트 대회, 리그 선발전)와 프로 선수들이 참가하는 정규리그로 나누어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3월 열린 넷마블 신작 모바일 게임 ‘펜타스톰 for Kakao’ 쇼케이스에서 e스포츠 스타들이 이벤트 매치를 선보이고 있다. / 사진=넷마블
최근 중국인 신임 대표이사를 영입한 액토즈소프트도 e스포츠 사업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구오 하이빈 액토즈소프트 대표이사는 지난 3월 기자들과 만나 “e스포츠 플랫폼(기간 서비스)으로서 브랜드를 구축하고 한국·중국 대항전이나 글로벌 대회 개최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오 대표는 e스포츠 진출의 이유와 관련해서는 “지식재산권(IP) 사업을 중시하는 상황에서 e스포츠 브랜드도 하나의 좋은 IP가 될 것이라고 봤다. 중국에서는 이미 e스포츠가 성숙 단계로 들어서 수요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1996년 설립된 액토즈는 1998년 인기 역할수행게임(RPG) ‘미르의 전설’을 개발한 곳으로 유명하며, 현재는 중국 샨다게임즈의 자회사다. 액토즈는 e스포츠 종목으로 인기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나 ‘오버워치’ 등을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게임사들의 e스포츠 진출 움직임에 대해, 자사 게임 홍보 및 게임의 수명 연장이 주요 목적이라고 말한다. 최근 게임의 장기 흥행을 위해선 e스포츠 활성화가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LOL이나 ‘스타크래프트’가 장기간 흥행에 성공한 이유도 e스포츠 때문이란 분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 저변이 확대되는 것은 게임업계 전체로 봤을때 좋은 현상”이라며 “다만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도록 새로운 수익 모델 과 여기서 파생되는 다양한 콘텐츠 사업들을 발굴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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