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이틀만에 계좌개설 4만건 돌파…시중은행 다 합쳐도 비대면계좌 개설 월평균 1만 2000건
케이뱅크는 출범 하루만인 4일 오전까지 가입자 수 4만 명을 기록했다. 가입자들이 만든 전체 수신계좌 수는 4만1307개, 체크카드 발급 수는 3만6290장이었다. 대출 건수는 2714건으로 집계됐다.
케이뱅크는 계좌개설, 대출신청 등 모든 은행 서비스가 모바일로 가능하다. 지문인증이나 간편 비밀번호 사용으로 이체나 대출도 실행할 수 있다.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은행이 출범하기 전부터 위비뱅크(우리은행), 써니뱅크(신한은행)등을 출시해 비대면 채널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간편 송금, 환전, 중금리 소액대출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현금화할 수 있는 통합 포인트제도도 출시해 충성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부과했다. 최근 KB국민은행은 거래가 없던 고객도 모바일을 통해 입출금 통장을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5년부터 1년 동안 16개 시중은행의 월평균 비대면 계좌개설 건수는 1만2000건 정도에 불과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인터넷 은행이 출범한 지 하루가 조금 지난 시점에서 4만 명 고객을 가입시킨 건 위협적 요소"라며 "시중은행이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도 차기 경쟁자로 은행이 아닌 정보통신기술(ICT)을 꼽았다. 윤종규 KB국민은행장은 "디지털 경쟁자들의 전략은 틈새시장 공략"이라며 "경쟁자보다 한발 빨리 의사결정을 하고 고객에게 먼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케이뱅크는 여기에 더해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신금리, 저렴한 대출금리로 맹공격을 퍼붓고 있다.
케이뱅크에서 내놓은 상품을 살펴보면, '듀얼K입출금통장'은 최고 연 1.20%금리를 준다. '코드K정기예금'은 가입할 때 KT나 GS25편의점, 네이버페이, 티몬 등 제휴사에서 제공하는 '코드번호'를 입력하면, 우대금리를 받아 최고 연 2%의 금리가 적용된다. '뮤직K정기예금'은 이자를 현금이 아닌 디지털 콘텐츠 이용권으로 받을 수 있는 이종결합 상품이다. 300만원을 예치하면 360일 만기에 30일 단위로 이자가 지급된다. 고객은 연 1.68% 현금이자와 지니뮤직 이용권 중 원하는 혜택을 선택할 수 있다.
대출상품은 중금리 대출상품인 '슬림K중금리대출'이 대표적이다. 중신용 등급 고객을 위한 1금융권 신용대출로, 최저금리는 연 4.19%(고정금리)며 대출한도는 최대 3000만원이다. '미니K마이너스 통장'은 연 5.50%금리로 지문인증만으로 바로 최대 500만원 대출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조남희 금융소비자원장은 "인터넷 은행 출범이 시중은행에게 앞으로의 영업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인적, 물적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대신 고객들에게 매력적인 금리차로 영업을 강화하는 방식은 앞으로의 금융 산업이 나아갈 고무적 방향"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 시중은행들이 이 같은 영업방식을 택하지 않은 건, 지금껏 은행이 수익을 벌어들이는 구조로도 얼마든지 이익을 낼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능력, 자본, 인프라를 모두 갖춘 기존 은행들이 제대로 모바일 경쟁으로 뛰어든다면 얼마든지 강점이 있다"고 전했다.
시중은행 관계자 역시 "인터넷 전문은행이 중금리 대출에서 고객을 많이 끌어 모을 수 있지만,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며 "시중은행들처럼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이상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케이뱅크는 올 하반기 정도 주택담보대출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