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노선 수요 18%↓…동남아 노선에 중대형기·유럽엔 전세기 투입 전략

서울 강서구 공항동 김포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소속 여객기가 멈춰서 있다. / 사진 = 뉴스1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가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현실화한 지난달 한시적으로 내걸었던 중국발 노선 감편을 하계 일정으로까지 확대하고 대신에 일본·동남아 노선 공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중국노선 공급을 줄이는 한편 일본·동남아 노선을 늘리는 동시에 중·장거리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난해 감소했던 유럽 여행이 올해 다시 늘고 있다”면서 “중국노선 감소분을 메울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노선 매출 비중이 높은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하계 운항 계획을 전면 조정하고 전세기 운항 등을 통해 중국지역 운항 수요 감소에 대응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4~6월 운항 일정에서 중국 노선 운항편수를 줄이고 투입기종을 소형기종으로 변경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중국노선 감축은 일본과 동남아 노선의 공급석을 늘려 이들 지역 신규 수요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일본 주요 노선과 베트남이나 태국 등 인기 노선에 기존 A321 소형 기종 대신 중대형 기종인 A330, B767, B747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의 보복에 항공사가 선제로 공급능력 조정에 나서온 만큼 이익 감소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4~5월이 일본 관광 성수기라는 점도 중국인 관광객 감소 위기를 맞은 국내 항공사에 호재다.

이밖에 아시아나항공은 중·장거리 노선 강화를 위해 미주, 유럽 노선에서의 증편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6월부터 10월까지는 인천~베네치아 노선에 전세기를 운항할 예정이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지 해당 노선에 전세기를 투입한 이후 2년 만이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한국 국적기의 중국노선 여객 수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했지만, 국제선 여객은 15% 이상 증가했다”며 “유럽, 일본, 대양주노선 여객 증가율은 중국노선 여객 감소율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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