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거래·중금리 대출 등 새로울게 없어…저축은행 등 2금융권과 각축 벌일 것"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 등 참석자들이 3일 오전 서울 세종로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제1금융권 1호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 개소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국내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3일 출범했지만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기존 금융권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위기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전했다.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3일 24시간 365일 영업체제로 업무를 개시했다. 하지만 은행 고객 중 인터넷 전문은행의 필요성을 느낄 고객은 적을 것이라는 게 은행업계 시각이다.

한 은행 핀테크 관련 관계자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했지만 은행 고객이 얼마나 필요성을 느낄 지 두고 볼 일"이라며 "우리나라 은행 이용 수수료는 거의 제로에 가깝다. 모바일뱅킹을 하면 수수료 자체가 없다. 외국계 인터넷 전문은행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기존 은행권에서 비싼 수수료를 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이 관계자 설명대로 국내 은행은 외국은행에 비해 창구 이용 송금 수수료가 낮게(500~3000원) 책정돼 있다. 선진국 주요 은행의 경우 계좌유지 수수료와 창구거래 수수료를 모두 부과하고 있다. 미국은 3만9700원, 영국 3만4600원, 일본 7100~9400원에 달한다.

앞서 KB국민은행이 창구거래 수수료 신설방안 도입한다는 내용이 나오자 '고객 부담을 통해 쉽게 돈벌려 한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나와 논의조차 못하고 들어간 바 있다.

A 은행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에게 온라인 뱅킹이 일상화된 상황"이라며 "비대면 거래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고객이 굳이 인터넷 전문은행을 찾을까 의문"이라고 전했다.

B 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낮은 대출을 원하는 고객이 굳이 인터넷 전문은행에서 중금리로 대출받진 않을 것"이라며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이 인터넷 전문은행과 고객 쟁탈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 설명대로 모바일 중금리 대출은 우리은행의 '위비 모바일 대출', 신한은행의 '써니 모바일 중금리 대출', KEB하나은행 '1Q 중금리 대출' 등이 나와 있는 상태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본인가를 받았던 케이뱅크는 3일 영업을 시작하고 고객을 맞는다. 아울러 카카오뱅크도 4월 5일쯤 본인가를 받을 예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인터넷 은행에 한해 허용해주려던 은산분리(산업 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제한) 완화 문제가 아직 해소되지 않아 반쪽짜리 인터넷전문 은행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은행 관계자는 "결국 은산분리가 완화되지 않아 어정쩡한 형태로 출발한 것"이라며 "(인터넷전문 은행이) 추가 사업 추진을 할 때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권은 인터넷전문 은행 출범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은 나쁘지 않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 산업에 새로운 발전 모멘텀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인터넷전문 은행을 통해 금융 변화의 단초가 생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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