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사업 총괄 권오현 부회장 1위…‘갤노트 7사태’ 신종균 사장 전년보다 8억 줄어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3월 24일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4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016년 ‘대박’과 ‘쪽박’을 동시에 경험했다. 반도체 부문은 승승장구한 반면 스마트폰 사업은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로 암울한 한 해를 보냈다. 마치 장남은 회사에서 승승장구하지만 차남은 직장에서 쫓겨날 처지에 처한 집안 사정이 작년 삼성전자 상황과 딱 맞아 떨어진다.

2016년 삼성전자 CEO(최고경영자)들의 연봉은 이 같은 회사 상황을 그대로 반영했다. 승승장구한 사업부를 총괄하는 이는 엄청난 연봉을 챙긴 반면, 사업부문에서 문제가 발생했거나 기타 외홍을 겪은 CEO의 월급봉투는 얇았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이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었다. 67억원으로 회사 내 연봉킹에 오른 권오현 부회장은 대한민국 전체 그룹사 등기이사 중에서 5위를 기록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등이 그의 위에 있지만 기업 오너 일가를 제외한 전문경영인들 중에선 최고 연봉이다.

권오현 부회장이 총괄하는 DS(반도체‧디스플레이)사업부문은 작년 양호한 한 해를 보냈다. D램 가격 하락 속에서도 낸드플래시 경쟁력으로 손실을 최소화했고 4분기엔 4조9500억원으로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DS부문은 작년 15조 8500억원으로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중 반도체 실적이 13조6000억원이다. 불황속에서도 전년 실적(12조7900억 원)을 살짝 넘어섰다.

스마트폰 사업부문을 총괄하는 신종균 IM부문 대표이사(사장)은 39억8600만원 연봉을 받았다. 작년 대비 8억 원 가량 낮아진 액수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는 작년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로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그나마 갤럭시S7‧갤럭시S7엣지 제품 선전으로 손실을 보전해 신종균 사장은 상여금 30억원을 챙길 수 있었지만 2년 연속 연봉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CE(가전) 사업을 총괄하는 윤부근 사장은 50억3000만원을 받아 처음으로 신종균 사장의 보수를 넘어섰다. 전년보다 36%나 오른 액수다. 삼성전자는 “TV사업 11년 연속 세계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고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시장지배력을 강화했다”며 그에게 32억원 상여금을 지급한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가전 부문은 나쁘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작년 2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전체 영업이익(1조2500억원)에 조금 못미치는 수준이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은 11억3500만원 연봉을 받았다. 10월에 등기이사에 오른 후 3달 만에 받은 액수인데 구속된 이후부턴 아예 급여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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