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 레이디 열풍에도 광고만큼은 굳건
자동차업계는 여성 고객 사로잡기에 적극적이다. 그만큼 여성 고객이 늘었기 때문이다. 쌍용차 티볼리와 한국GM 쉐보레 트랙스는 여성 고객이 늘며 성공한 모델로 꼽힌다. 현대자동차는 쏘나타 뉴 라이즈에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 버건디 색상 시트 등을 포함한 레이디 케어(Lady Care) 옵션을 추가했다. 기아차 올 뉴 모닝도 레이디 트림이 따로 있다. 쌍용차는 여성운전자 교육 프로그램인 레이디 케어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러한 서비스 변화가 광고에서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간 자동차 광고는 남성 모델이 전유했다. 이는 여성 고객의 중요성이 인지되는 지금까지 유효하다. 기아차 2016 K5의 대표적 광고 문구는 ‘그 남자의 터닝포인트’다. 기아차 니로 광고 문구는 ‘HE IS WIDE’다. 자동차를 ‘HE’라는 남성 주격 대명사로 표현한 것이다. 문구를 제외하고도, 대부분 자동차 광고의 모델은 남성이다. 벤츠 NEW E클래스 광고는 남성 모델이 나와 남성성을 강조하는 모습이 주(主) 내용이다. 화장품 광고가 여성 모델 일변인 것처럼, 자동차 광고에는 남성이 다수다.
여성이 나오기도 하지만 대부분 수동적으로 묘사된다. 운전석이 아닌 조수석에 앉거나, 남성이 구매한 자동차를 보며 감탄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운전하는 여성’은 드물다. 그렇다고 여성 모델 광고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적을 뿐이다. 운전대 잡은 여성 모델로는 올 1월 출시된 기아차 올 뉴 모닝 광고에 등장한 심은경이 있다. 한국GM 올 뉴 크루즈 광고에도 남성 모델과 함께 여성 모델이 나온다.
부수현 경상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동차 광고에서 남성모델을 쓰는 이유는 아직 자동차가 남성적인 제품군이라는 인식이 있어서다"라며 "다만 남성 모델을 쓴다고 해서 마케팅 타겟이 남성에만 한정되진 않는다. 여성 속옷을 남성이 광고할 수 있는 원리와 같다"고 설명했다.
부 교수는 “TV광고 자체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함이다. 음악이나 이미지 등을 보여주면서 감성에 소구하는 게 추세”라며 “젊은 층은 자동차 광고를 볼 때 구체적인 제원 등 정보보다는 이미지를 중시한다. 대형차나 수입차가 국내에서 인기인 이유”라고 말했다.
이희복 상지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광고에서 일일이 정보를 제공해도 어차피 사람들이 기다려주지 않는다”라며 “정보탐색은 소비자가 스스로 하고 15초 짧은 광고로는 이미지만 제시하는 광고가 늘고 있는 이유"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