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프레시웨이, 농산물 4000여톤 수매하기로

성산일출봉농협 조합원이 제주산 월동무를 들어올리는 모습. / 사진=CJ프레시웨이

국내 식자재업체가 올해 제주 월동무(겨울에 수확하는 무) 3000여톤을 계약재배해 육지로 들여온다. 제주농가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고 기업은 질 높은 농산물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27일 CJ그룹의 식자재 유통·단체급식 전문기업인 CJ프레시웨이가 계약재배를 통해 제주도 대표 농산물을 수매한다고 밝혔다. CJ프레시웨이는 제주도 성산일출봉농협과 손잡고 서귀포시 일대 30여개 농가에서 월동무 3000여톤 등 총 4000여톤의 농산물을 수매하기로 했다.

제주는 여름과 겨울의 기온 차이가 적다. 해양성기후에 가까워 겨울철에도 작물을 재배하기에 적합하다. 화산회토와 풍부한 지하수 덕에 무, 대파 등 밭작물을 경작하는데도 최적의 조건이다. 그 중에서도 월동무는 전국 산지 가운데 제주도에서만 90%이상 생산되는 작물이다. 제주농가의 겨울 소득 상당부분도 월동무에 기댄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처음으로 제주 농가와 월동무 500여톤에 대한 계약재배를 실시했다. 올해는 월동무 계약재배 물량을 3000여 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제주산 양배추(500여톤), 대파(300여톤)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조만간 계약재배 초읽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귀포시 성산읍에서 월동무를 계약재배하는 유희종 씨(60)는 “자식처럼 키운 상품이 시세 하락으로 판로를 찾지 못해 밭을 갈아엎을 때도 있었다. 계약재배를 통해 판로 걱정 없이 농사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한시름 덜었다”며 “오랫동안 계약재배를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J프레시웨이 농산품 관계자는 “계약재배를 통해 농가는 가격 폭락 등 걱정 없이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어 농사에만 전념할 수 있기 때문에 양질의 농산물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질 좋은 상품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관점에서 농가와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확립하는 것이 곧 경쟁력이기 때문에 기업과 농가가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CJ프레시웨이는 지난 2월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쌀 계약재배 농가에 초과이익을 공유했다.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CJ프레시웨이와 쌀을 계약재배 한 전북 익산시 황등면 소재 127개 농가는 일반 농가대비(황등농협 조사) 단위 면적당 9%이상 높은 생산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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