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8도 OLED 적용…LCD 가격 하락 심화할 것
2017년 애플이 아이폰8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채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요 프리미엄 스마트폰 기술 흐름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국 완성품 업체는 OLED 확보가 어려워지고 부품 업체는 LCD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는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졌다.
허무열 IHS 코리아 부장은 “OLED 시장 성장세는 견조할 것”이라면서 “특히 모바일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에 최초로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업체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2015년 상반기 출시작인 갤럭시S6부터 엣지 디자인을 선보였다. 엣지는 스마트폰 화면 양 측면이 휘어진(flexible) 디자인이다. 이런 곡면 모양은 백라이트가 필요한 LCD(액정화면)에서는 구현하기가 어렵다.
삼성전자는 29일 공개될 갤럭시S8 두 모델을 모두 엣지 디자인으로 내놓는다. 지난해 상반기 시장에 나온 갤럭시S7은 S6처럼 5.7인치 대화면인 S7 엣지 모델만 휘어진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S8부터 5.5인치 이하 제품도 엣지 디자인을 채택하면서 삼성 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 모바일 부문인 IM사업부에 공급하는 OLED 제품 수량은 두 배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디스플레이는 3분기 출시될 애플 신제품 아이폰8에 탑재되는 OLED 디스플레이도 공급한다. 애플이 아이폰8에 엣지 디자인을 채택하게 되면서 양대 스마트폰 업체인 애플과 삼성전자가 모두 플래그십(flagship) 제품에 OLED를 적용하게 됐다. 공급 물량은 1억6000개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나 내년 중으로 접히는(foldable) 스마트폰 모델을 공개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비교적 새로운 하드웨어 기술을 자사 제품이 빨리 적용하는 삼성과 달리 보수적인 애플이 OLED 스마트폰을 내놓게 되면 시장 흐름은 OLED로 급격히 변하게 된다. 애플은 2015년이 돼서야 아이폰6 출시와 함께 대화면인 플러스 모델을 내놨다.
허 부장은 “S8과 대화면 모델인 플러스가 모드 플렉서블로 나오고 중국 업체들도 지난해 말부터 플렉서블 채택하면서 OLED 시장이 성장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애플도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받게 되면서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OLED 제품을 내놓기는 더 어려워졌다. 시장에 안정적으로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 디스플레이는 갤럭시 부품 공급으로 모바일 OLE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앞서나갔다. 삼성 디스플레이의 삼성전자 의존도는 70% 정도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에 OLED 패널을 공급하게 되면서 삼성전자 의존도는 점차 떨어지고 있다.
게다가 아이폰은 새로운 디스플레이 탑재 시기마다 판매량이 전작에 비해 급상승하는 흐름을 보여 왔다. 두 가지 화면 크기를 채택했던 아이폰6 때는 판매량이 58% 증가했다.
블룸버그(Bloomberg) 통신은 “삼성, LG, 샤프, JDI 등 주요 디스플레이 공급 업체들이 애플 수요만큼 OLED 양산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며 “삼성이 애플에 OLED를 공급하는 유일한 업체지만 삼성 수율로 증가하는 애플 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내년 경기 전망도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홍주식 IHS 수석 연구원은 “작년 13% 성장한 중국은 올해 5%, 작년 2% 성장한 글로벌 시장은 8%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새로운 디스플레이 채용으로 선진시장에서 프리미엄 교체 수요가 활발한 데 비해 중국 시장은 작년 성장을 이뤘기 때문에 올해는 보수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LCD 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업체들은 13억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화웨이와 오포, 비보 등 자사 완성품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왔다. 그러나 시장이 OLED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LCD 공급 경쟁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디스플레이 1위 업체인 BOE의 경우 청도 현지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시설을 준비 중이지만 양산이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허무열 부장은 “중국 디스플레이 시장은 수요 물량도 많고 다른 나라와 대비해 고객 구조가 탄탄하다”면서도 “이런 규모와 자금력을 바탕으로 업체들이 OLED 패널에 대해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지만 과연 시장에 패널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인가는 다른 문제”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