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는 승승장구, 넥슨은 고배
PC온라인업계에서 1위와 2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는 넥슨과 엔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모바일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전반적인 게임시장이 PC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특히 넥슨의 경우 지난 2015년 출시한 모바일게임 ‘히트’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모바일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렇다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넥슨과 엔씨의 모바일 성적은 어떨까. 엔씨는 지난해 12월 첫 자체 개발작인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출시했다. 레드나이츠는 출시 4일만에 양대 앱 마켓인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 인기 게임과 최고 매출 순위 1위에 올라서며 흥행에 성공한다. 레드나이츠는 이후에도 매출 10위권을 유지해 왔다. 현재는 순위가 약간 떨어졌지만 23일 기준 구글플레이스토어 최고 매출 15위를 기록하고 있다.
엔씨의 또 다른 모바일게임 ‘파이널 블레이드’도 연타석 흥행에 성공했다. 출시 한 달도 되지 않아 125만건의 다운로드를 넘어섰고, 양대 앱 마켓에서 기존의 쟁쟁한 라이벌을 제치고 최상위권을 계속 유지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2월 14일 구글에 출시된 파이널블레이드는 순위집계 첫날인 19일 게임매출 15위로 출발, 다음날인 20일에는 6위에 진입했다. 21일에는 4위로 뛰어올랐으며, 23일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지난 3월 2일에는 2위에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다른 모바일게임들이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순위가 하락했지만 23일 기준 여전히 최고매출 6위를 기록하고 있다.
파이널블레이드는 동양적인 화풍으로 그려진 서정적인 2D 그래픽이 특징인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이다. 독특한 스킬을 가진 200여 종의 영웅 캐릭터와 전략적인 플레이, 실시간 난전과 커뮤니티 콘텐츠 등이 핵심이다. 특히 대대적인 마케팅없이 입소문만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엔씨와 달리 넥슨은 출시하고 있는 모바일게임마다 고배를 마시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모바일게임 출시에 역량을 쏟아 왔다. 특히 다른 게임사에선 다루지 않는 참신한 소재의 게임을 여럿 선보이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미소녀 로봇게임인 ‘M.O.E.’나 턴제 RPG ‘슈퍼판타지워’ 등을 출시했다. 그러나 초반 이슈몰이에는 성공했느나 흥행에는 결국 실패하고 만다.
이후 넥슨은 대표 IP인 메이플스토리를 이용한 ‘메이플스토리M’을 내놓는다. 사전 예약자가 100만명을 넘어서며 유저들의 높은 기대를 받았지만 인기는 채 반년도 가지 못했다. 특히 넥슨의 대표게임이라 할 수 있는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던전앤파이터:혼’마저 흥행에 실패하면서, 넥슨의 모바일시장 도전은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기준 메이플스토리M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매출 65위를, 던전앤파이터:혼은 125위를 기록하고 있다.
보통 업계에서는 상위 10위권내에 진입해야 흥행에 성공했다고 말한다. 최소한 50위권 내에는 들어야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메이플스토리M이나 던전파이터:혼의 경우, 원작 명성에 비하면 너무나 아쉬운 성적이라는 평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엔씨는 향후, 리니지를 그대로 모바일로 옮긴 ‘리니지M’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리니지M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기존 원작의 인기가 어마어마한 만큼, 리니지M 역시 흥행에 성공할 것이란 입장이다. 넥슨 역시 모바일게임을 꾸준히 출시할 예정이다. 출시하는 게임 가짓수가 많은 만큼, 한두 작품만 성공해도 지금의 상황을 역전할 수 있다는 평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성적으로만 보면 엔씨의 압승”이라며 “특히 리니지M은 현재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넥슨의 경우, 모바일게임 물량공세보다는 한두 가지 게임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