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돔 공연 성황, YG·SM 과점에 JYP 호시탐탐…플랫폼 사업자는 동남아 눈독

지난해 5월 8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서 열린 '2016 C-페스티벌 K-POP 콘서트'를 찾은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수 싸이의 공연을 즐기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한류시장에 경보가 울린 가운데, 일본·동남아 시장이 난국을 극복할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연예기획사들은 일본 돔 공연 성황 덕에 상반기에 호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 JYP엔터테인먼트도 트와이스를 등에 업고 곧 일본에 상륙한다.

플랫폼 사업자인 CJ E&M과 네이버 등은 한류인기가 여전한 동남아를 적극 공략할 심산이다. 나침반은 태국을 가리킨다. 중국 의존도를 낮춰 되레 수익원을 다각화할 기회라는 시각도 나온다.

23일 엔터테인먼트 산업계에 따르면 사드 배치 단계가 시작되면서 ‘중국 특수’ 열풍이 한풀 꺾인 가운데 되레 일본과 동남아시아 시장이 주목받는 분위기다.

YG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그룹 아이콘은 지난 18일부터 3일 간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앵콜 투어 공연 ‘iKON JAPAN TOUR 2016~2017’를 개최했다. YG에 따르면 아이콘은 오사카죠 홀, 후쿠오카 마린멧세, 요코하마 아레나로 등으로 이어진 일본 투어에서 9회 공연으로 12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내달부터 시작되는 빅뱅의 일본 돔 투어도 성황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아이콘 역시 상반기 내에 다시 돔 투어에 나선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YG의 지역별 매출 비중은 국내가 43%, 일본이 29%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16년 빅뱅의 일본 돔 투어 및 팬 미팅이 반영되는 2017년 2분기에는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며 “대성을 시작으로 지디, 태양, 승리 등의 일본 돔 투어로 2018년 상반기까지 실적 가시성도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으로 울었던 SM엔터테인먼트도 일본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전망이다. SM의 4분기 영업이익이 6억원에 그쳐 직전해보다 무려 71.2%나 급감했었다. 당장 업계 일각에서는 YG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아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을 잇달아 내놨다.

하지만 다른 해석도 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M) 실적 부진의 원인은 중국(매출비중 13%) 공백에 있지 않다”며 “일본 돔 공연 중심으로 연간 90만 명에 버금가는 관객을 모객하던 동방신기 군입대로 이익기여도가 가장 큰 일본 실적이 일시적으로 급감한 게 주요 원인”이라고 풀이했다.

이에 지 연구원은 동방신기가 돌아오는 올해부터는 실적이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동방신기는 올해 일본 콘서트를 개최한다. 여기에 JYP도 상반기 내에 일본 멤버 3명이 껴있는 걸그룹 트와이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시장 냉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서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문화산업분야 박사급 연구원은 “음악시장이 단독으로 (수익창출원으로) 서려면 공연 시장 밖에 답이 없다”고 전했다.

플랫폼 사업자의 눈길은 동남아로 향하고 있다. CJ E&M의 노림수는 태국이다. CJ E&M은 지난해 10월 태국 CP그룹 산하 통신방송 계열사인 ‘트루그룹(True Corporation)’의 자회사 ‘트루비전스’와 태국 현지 미디어사업을 위한 합작법인 트루 씨제이 크리에이션스(True CJ Creations)를 설립했다. 태국 재계순위 1위인 CP그룹은 한해 매출이 60조원에 이른다. 태국 사업은 올해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또 CJ E&M은 태국 1위 극장 사업자 메이저 시네플렉스 그룹과도 손잡고 영화 투자제작 합작 회사 CJ 메이저 엔터테인먼트를 지난해 3월에 설립한 바 있다.

최근 네이버가 YG에 1000억원을 투자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선 배경에도 동남아 진출 속내가 들어있다는 시각도 있다.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서 인기를 끌고 있는 네이버 메신저 ‘라인’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한류 콘텐츠를 활용하겠다는 심산이다. 업계에 따르면 태국의 경우 스마트폰 이용자 80% 가까이가 라인을 사용하고 있다.

앞선 문화산업 연구원은 “중국시장이 막힐 때 대안은 화교 인구가 다수 있는 동남아 시장이다. 특히 태국은 잠재력이 높다”고 밝혔다. 

콘텐츠 기업과 플랫폼 기업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이 되레 수익 다각화의 기회가 되리라는 시각도 있다.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춰 비즈니스를 질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이기훈 연구원은 “사드 이슈가 길어진다고 하더라도 콘텐츠에 대한 투자로 경쟁력을 확대해 국내, 일본, 동남아 등에서 꾸준히 이익기반을 확대하고 다시 재개될 중국 시장에서 콘텐츠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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