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레드 버전 아이폰 출시…대리점 “색상효과 별로 없을 것” 전망
21일(현지시간) 애플은 지난해 9월 출시한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에 빨간색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빨간색을 입힌 스포츠밴드·아이팟·액세서리 등도 출시한다. 삼성전자의 신제품을 견제하기 위한 컬러마케팅이다. 빨간 아이폰은 오는 24일부터 한국, 미국, 중국 등 40개국에서 한정판으로 판매된다. 용량과 기능은 기존 아이폰7 시리즈와 같다.
컬러마케팅은 색상을 통해 구매력을 높이는 마케팅이다. 마케팅 업계에 따르면 기술이 평준화되면 디자인 중에서도 색상이 제품 선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사람은 색채에 있어서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게 되는데 이것이 구매욕과 직결된다는 논리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화려한 색이 더 인기를 끈다.
특히 브랜드 충성도가 약할 때, 가격 차이가 적을 때, 제품 수준이 비슷할 때 컬러는 구매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아이폰7 시리즈는 출시된 지 6개월이 지난 데다가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신작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최후의 수단으로 컬러마케팅을 이용한 셈이다. 게다가 빨간 아이폰을 구매하면 에이즈 예방 및 연구지원재단(RED)를 도울 수 있다.
반면 유통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색상이 시장을 크게 좌우하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앞서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갤노트7에서 인기가 많았던 블루코랄 색상을 갤럭시S7에 추가했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갤노트7 교환 수요가 대부분 갤럭시S7이나 갤럭시S7엣지로 넘어갔지만 색상 탓은 아니었다”며 “비슷한 기능을 찾아서 대안을 찾은 것일 뿐 색상을 얘기하는 손님은 없었다”고 전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발표한 ‘2016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만 12세 이상 스마트폰 이용자의 평균 교체주기는 2년 7개월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대다수 이용자들이 고장이 날 때 스마트 폰을 교체하기 때문에 색상만으로 승부를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다른 일각에서는 애플에 충성도가 높은 고객이 많기 때문에 독특한 색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애플이 2013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 빨간 맥프로를 내놨을 때 97만7000달러(약 11억원)에 팔렸다. 애플의 예상 낙찰가보다 16배나 높은 가격이었다.
아이폰7 사용자들은 빨간색 등장에 환호를 보내면서도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을 장만한 지 겨우 6개월이 지났기 때문이다. 구매하겠다는 사용자도 있었지만 실물을 보고 결정하겠다거나 중국을 겨냥한 색인 것 같아서 오히려 꺼려진다는 반응도 있었다.
레드가 등장하자 아이폰 스킨 제작사인 디브랜드는 10달러짜리 빨간색 스킨을 공개했다. 이 사실을 보도한 미국 IT 전문 매체 매셔블은 거금 들여 아이폰7 레드를 사서 에이즈 환자를 돕는 것과 10달러짜리 스킨을 사고 나머지 돈을 에이즈 환자를 돕는데 쓰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일지는 생각해 볼만한 일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