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안구건조치료 시장 연평균 12% 증가… 대형 제약사 기술수출 전략 세워

 

그래픽=김태길 미술기자

다국적 제약사들이 선두를 잡고 있는 안과질환 시장에 국내 제약업체들이 잇달아 도전하고 있다. 해외 시장을 먼저 공략해 해외 임상시험을 시도하고 대형 제약사와의 기술수출 계약 기반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의약품 제조 업체 바이넥스는 21일 국내 개량신약 개발업체 아이엠디팜과 안구건조증 치료제 기술 도입 계약을 맺었다. 바이넥스가 도입한 기술은 눈 결막에서 분비되는 점액 물질인 뮤신을 생성하는 신약 개발이다. 

바이넥스 측은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입장이다. 바이넥스 관계자는 “이번 계약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 3개국 판권과 기타 지역 판매에 대한 우선 협상권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임상을 준비 중인 제약사도 두 곳이다. 의약품 업체 휴온스는 바이오 신약 HU024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다. 휴온스에서 개발 중인 HU024는 기존 안구건조증 치료제와 윤활작용을 하는 인공누액 제품을 대체하는 바이오 신약이다.

현재 휴온스는 HU024 생산 공정 개발을 마치고 임상 2상 시료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임상기관과 계약도 맺었다. 미국 FDA와 Pre-IND 회의가 오는 5월 31일 잡혀있어 임상 2상은 올해 4분기에 시작할 예정이다. Pre-IND 회의는 임상승인 신청을 위한 사전상담회의다.

바이오의약품 개발사업에 뒤늦게 뛰어든 지트리비앤티도 안구건조증치료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트리비앤티는 2014년 미국 바이오기업 리젠알엑스와 신약 공동개발을 체결하며 제약, 바이오 사업을 시작했다. 안구건조증, 신경영양성각막염 등 안과질환 파이프라인은 미국 자회사 리젠트리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리젠트리는 리젠알엑스의 합작법인이다.

지트리비앤티는 미국에서 신약물질을 이용한 임상3상을 준비하고 있는 국내 유일한 제약사다. 안구건조증 치료제 신약 GBT-201, 신경영양성각막염 치료제 GBT-201 모두 미국에서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안과질환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 점도 제약사들에겐 긍정적이다.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세계 안구건조증 시장은 2012년 16억 달러(약 1조7920억원)에서 2022년 55억 달러(약 6조1600억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증가율은 약 12.8%에 달한다. 

하지만 해외 의약품시장에서 국내 제약사들이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우려도 나온다. 그만큼 현실적으로 해외 안과질화 관련 제약사들이 시장을 견고하게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구건조증치료제는 미국 제약사 앨러간의 레스타시스 점안액 제품이 75%, 일본 제약사 산텐제약의 디쿠아스가 24%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샤이어의 지이드라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안구건조증치료제를 허가받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허가 후 임상개발 완료단계에서 기술을 수출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미국이나 중국 임상을 통과하면 대형 제약사와 기술수출 계약을 맺을 확률도 높아진다. 국내 제약사 입장에서는 안구질환 신약을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다.

김현욱 BNK 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현재 안구질환 신약후보물질 대부분이 임상 3상 단계로 안정성 논란이 거의 없다”며 “특히 신경영양성각막염은 치료제가 없는 질병이기 때문에 앞으로 국내 제약사들의 치료제가 출시되면 높은 매출을 올리는 의약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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