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총괄회장 30년 숙원 사업 마무리…연간 10조원 경제효과 기대

박현철 롯데물산 대표이사가 21일 서울 신천동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월드타워 그랜드 오프닝 프레스 투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롯데물산

 

국내최고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가 다음 달 3일 문을 연다. 1987년 사업지 선정 이후 30여년 만이다. 롯데그룹 창업자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숙원 사업이 마침내 마무리된 것이다.

 

그렇다고 마냥 환호할 처지도 아니다. 시공 중 안전 사고는 물론 최근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 사드 보복, 오너가의 재판 등 국내외에서 악재가 겹치면서 그룹이 초유의 어려움에 처한 때문이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지난 2월 서울시로부터 건물에 대한 최종 사용 승인을 받았다.

21일 롯데물산은 다음달 그랜드 오픈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롯데월드타워를 공개했다. 이자리에는 박현철 롯데물산 대표, 정호성기획개발부문장, 최원기 전망대 부문장 등이 참석했다.

롯데월드타워는 롯데그룹의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오랜 염원이 담긴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신동빈 롯데회장이 강력한 준공 의지를 갖고 추진해왔다. 롯데는 1987년 잠실 일대 부지를 매입, 거액 투자를 통해 호텔과 백화점, 롯데월드 어드벤처 등이 들어선 롯데타운을 만들었다. 이와 함께 30여년 전부터 초고층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관광 산업은 21세기 첨단산업이며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서울에 오면 고궁만 보여줄 수 없다. 세계적인 명소 하나쯤 있어야 뉴욕이나 파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며 입버릇처럼 말하며 초고층 프로젝트를 강조했다. 이로 인해 롯데월드타워 프로젝트는 마스터 플랜만 23번,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들이 제안한 디자인도 수십 번 바꿔가며 ‘자랑스러운 명소’ 만들기 사업을 추진했다.

롯데물산은 롯데월드타워 건설에 총 4조원 가량을 투입했다. 다음달 문을 열면 2021년까지 연 평균 5백만 명의 해외 관광객들이 잠실과 송파구를 찾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국내외 관광객을 모두 합치면 연간 5000만 명 이상이 롯데월드타워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월드타워는 관광객들의 체류기간을 늘리고 소비지출액을 끌어 올리는 등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그룹측은 기대하고 있다.

롯데월드타워는 기존 롯데월드몰과의 시너지로 연간 생산유발효과 2조1000억원, 취업유발인원도 2만1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약 10조원의 경제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월드타워는 전망대,호텔,레지던스,사무실 등으로 구성됐다. 1~2층 부분에는 금융센터, 메디컬센터, 피트니스센터, 갤러리로 구성된 포디움(Podium), 14~38층에는 다국적 기업들의 아시아 본부가 들어올 프라임 오피스(Prime Office), 42층부터 71층에는 업무, 사교, 거주, 휴식이 가능한 시그니엘 레지던스(호텔 서비스 가능한 고급 오피스텔)가 들어서 전용면적 139~842㎡ 규모 ​223세대가 입주한다.


레지던스의 분양가는 3.3㎡당 층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7000만원 정도가 될 전망이다. 신동빈 회장도 월드타워 레지던스에 입주할 예정이다. 박현철 롯데물산 대표이사는 "신 회장도 지난 2015년 레지던스 입주를 결정했다"며 "최근 (그룹 관련) 현안이 정리되면 입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개장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신 회장 입주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 횡령·배임 관련 롯데 오너가(家) 재판은 물론 최순실 게이트 관련 검찰 수사 등 현안이 이어 지고 있어 관련 이슈들이 일단락 된 후 거취 문제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117층부터 123층에는 전망대 서울스카이(Seoul Sky)가 운영된다. 개장 시점 기준 세계 3위 높이(500m)의 전망대로 특히 118층에는 478m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세계 최고 높이의 유리 스카이데크가 설치된다. 서울스카이에서는 가시거리가 최대 40㎞로 한강과 남한산성은 물론 날씨가 좋으면 인천 송도와 서해까지 볼 수 있다.


지하 1~2층과 전망대를 오가는 엘리베이터 스카이셔틀은 가장 긴 거리를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더블데크 엘리베이터(지하에서 2대가 상하로 붙어서 동시에 운행하는 엘리베이터)다. 스카이데크까지 오르는 엘레베이터인 스카이 셔틀은 최장 수송 거리와 운행속도 등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지난 19일 이 스카이셔틀이 지하에서 25분간 멈추는 사고가 발생해 전망대 개장이 기존 일정보다 연기되기도 했다. 최원기 서울스카이 전망대 부문장은 "엘리베이터 사고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며 "오픈 전까지 정밀 점검을 통해 그랜드 오픈 때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THAAD)로 인한 중국 시장 위축과 관련해서는 박 대표는 "해외 판매의 경우 중국뿐 아니라 미국, 중동, 홍콩 등 다각화 전략을 펼쳤기 때문에 전체 분양 계획에는 차질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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