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은 3개월 연속 감소세…장년층·서비스업이 가입자 증가 주도

최근 20만 명대로 줄었던 고용보험 가입자(피보험자) 증가 규모가 5개월 만에 다시 30만 명대를 회복했다. 고용보험 가입자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고용의 양과 질이 나아졌다는 의미다. 하지만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수 반등을 곧 '질 좋은 일자리 확대'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가입자 규모가 가장 큰 제조업의 경우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수는 3개월 연속 내리막길인데다, 감소폭 역시 확대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13일 발표한 2월 노동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보험에 가입된 상시근로자(상용+임시, 일용 제외)의 경우 전체 가입자는 1264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만3000명(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2월은 연초 신규 고용계약으로 인한 고용보험 가입자가 증가하는 달이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폭은 전월보다는 확대됐지만 지난해 2월 증가폭에 비하면 10만명 이상 줄었다. 매년 2월 증가폭을 보면 2014년 41만4000명, 2015년 33만9000명, 2016년 41만9000명이었다. 이에 비하면 지난달 증가폭(31만3000명)은  매우 낮은 수치다. 

 

월별 고용보험 피보험자 증가수 추이. / 이미지=시사저널 이코노미

가입자 규모가 가장 큰 제조업(357만8000명)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고 감소폭도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 경기 침체와 구조조정 등의 영향 탓이다.

제조업중에서도 가입자 규모가 가장 큰 전자부품, 컴퓨터, 통신장비 제조업은 2014년 1월 이후 38개월 연속으로 감소(-10만6000명)했다. 조선, 전자통신 제조업은 크게 감소하며 산업 고용구조 개편이 지속되고 있다.

뿌리산업에 해당하는 ‘전기장비’, ‘금속가공’ 부문은 증가폭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기계’ 제조업은 소폭 회복세다. 선박, 철도, 항공장비 등을 제조하는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구조조정과 선박수출 감소로 3만7000명 감소했다.

구조조정 중인 기타운송장비제조업을 제외한 제조업은 식품, 화학제품 등의 성장 덕분에 2만4000명 증가했다. 화학물질, 화장품 등을 생산하는 ‘화학제품제조업’은 23만2000명(9만7000명)이며, 화장품 등 신산업 중심으로 증가했다. 식품, 화학 등 일부 유망업종에서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식품, 화학제품 제조업은 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고무플라스틱, 의약품 제조업도 증가세를 유지했다. 식품제조업 가입자 증가폭은 25만8000명(+11만3000명)으로, 식료품 생산 확대와 수출증가 덕분에 가장 큰 증가세가 유지했다.

한편 제조업 여성 가입자 비중은 26.2%로 최근 1년 사이에 0.3%포인트 증가했다. 의복모피, 식료품, 가죽가방신발, 의약품 등 제조업은 여성 비중이 높고, 특히 최근에는 의약품, 가죽가방신발 등은 비중이 높아졌다.

서비스업은 가입자 규모가 큰 도소매(6만4000명), 숙박음식(5만1000명), 보건복지(3만9000명)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금융보험업은 지난달보다 소폭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000명 줄어 장기적으로 감소 추세다. 


운수업 중 해운산업을 포함하는 수상운송업 가입자(16만2000명)는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항공 운송업과 운송관련서비스업은 증가세가 지속됐다. 

은행, 증권, 연금‧보험과 관련서비스업을 포함하는 금융보험업은 2개월 연속 감소(-2만4000명)했다. 전월보다는 소폭증가(1000명)했으나, 은행 등 금융업 중심으로 장기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령‧산업별로는 50세 이상 가입자는 25만6000명(7.7%) 증가한 반면, 29세 이하 청년층은 4만3000명(1.9%) 증가에 그쳤다. 30~40대는 가장 낮은 1만4000명(0.2%) 증가에 그쳤다.

청년층 제조업 가입자는 58만6000명으로 가장 많지만 가장 크게 감소(-1만7000명)한 반면, 숙박음식업(2만2000명), 도소매업(1만5000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1만명)에서 높게 증가했다.

규모‧산업별로는 사업장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에서 25만2000명(2.8%), 300인 이상에서 6만1000명(1.8%) 증가해, 중소사업체에서 가입자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

제조업은 300인 이상에서 7000명(-0.7%) 감소한 반면, 300인 미만에서 6000명(0.2%) 증가해 대규모 사업장의 감소폭이 중소 사업체의 증가폭보다 더 컸다.

지난달 남성 가입자는 2만명(1.6%) 증가했고, 여성은 19만3000명(3.8%) 증가해 여성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이다. 여성 피보험자 증가율이 남성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흐름이 지속되고 있으며, 증가율은 지난달에 비해 다소 상승했다.

한편 가입자 증가율은 숙박음식(10.7%),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6.7%), 연구개발, 법무, 기술, 엔지니어링 등을 포함하는 전문과학기술서비스(5.8%) 산업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2월 고용보험 피가입자수가 전월보다 증가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매년 2월은 신규 고용으로 인해 피가입자수가 증가하는 시기"라면서 "제조업 분야에서 실업이 확대되고 있어 지난달 고용보험 피가입자수 확대를 두고 질좋은 일자리가 늘고있다고 단정짓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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