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9.4로 소득 9년이상 모두 모아야 집 사…2008년 1분기에는 7.4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으 한 아파트 단지 / 사진=뉴스1

 

서울에서 내집을 마련하기에 지난해 4분기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인 것으로 집계됐다.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통장이 있어도 임금상승 대비 집값 상승이 가팔라 내집을 마련하는 시간이 예전보다 이전보다 길어진 영향이다. 중도금 대출이 어렵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부모가 물려준 목돈이 없다면 갈수록 주택매입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아파트PIR(Price to income ratio)지수가 서울에서 지난해 4분기 역대 최고치인 9.4로 조사됐다.

PIR 지수는 연소득에 대비한 주택가격 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주택 구매능력을 가늠하는 지수로 쓰인다. 이 값이 높을수록 소득대비 집값이 비싸 내집마련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비율이 9.4라면 번 돈을 한푼도 쓰지 않고 9.4년 꼬박 모아야 서울 평균 값의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것. ​가구소득은 분기당 해당지역 내 국민은행 부동산 담보대출 대출자의 연소득 중위값으로, 주택가격 역시 대출실행 시 조사된 담보평가 가격 중위값으로 책정됐다. 


지난 2008년 1분기 서울의 아파트 PIR지수는 7.4로 국민은행이 이 지수를 집계한 이래 가장 낮은 값을 기록했다. 당시 가구소득은 4007만원, 주택가격은 2억9500만원이다.

이후 PIR은 전반적으로 상승 추이를 보이다 지난해 1분기 처음으로 9.0에 도달했다. 그해 3분기에도 9.0을 유지하다 4분기에는 이보다 오른 9.4가 됐다. 9년 이상 소득을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서울 평균값의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다는 얘기다.

4분기 평균 가구소득은 4960만원, 주택가격은 4억65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가구소득이 2008년 대비 953만원 오르는 동안 아파트 값은 1억7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같은기간 서울 뿐 아니라 경기권 PIR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도 아파트 PIR은 지난 2008년 6.1에서 시작해 오름세를 이어가다 지난해 4분기 7.3을 찍었다. 같은기간 가구소득이 724만원(3246만→3970만원)오르는 동안 아파트값은 9175만원(1억9825만→2억9000만원) 오른셈이다.

인천은 역대 최고치는 아니지만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인천 아파트 PIR은 7.0로 2008년 1월(5.7) 대비 큰폭으로 상승했다. 같은기간 소득이 710만원(2943만→3653만원) 오를 동안 아파트값은 8675만원 상승(1억6750만→2억5425만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영국의 경제분석기관인 옥스포드 이코노믹스가 지난 1월 공개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대도시 집값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은 가처분소득 대비 집값이 비싼 나라 10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1위는 홍콩이었다. 중위 소득을 버는 가계가 전용 90㎡의 아파트를 사는데 30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은 런던ㆍ파리ㆍ뉴욕보다 아래였지만, 델리ㆍ시드니ㆍ오클랜드보다는 순위가 앞섰다. 서울의 집값은 세계적인 대도시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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