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제제‧항암제 판매로 매출 성장… 캐나다 공장 세우고 북미 시장 공략

 

그래픽=조현경 미술기자

국내 2위 제약사 십자가 백신 개발에 힘입어 바이오베터 개발에도 나섰다.  녹십자는 올해도 B형간염제, 항암치료제 등 신약 연구개발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녹십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1조 1979억원)을 기록했다. 혈액제제와 백신제품 매출이 각각 10%가량 늘었다. 특히 B형간염 치료제 바라크루드 도입으로 전문의약품(ETC) 제품의 매출이 급증했다.

특히 백신은 녹십자의 효자다. 지난해 녹십자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P)와 독감백신 387억원 규모 수출계약을 맺었다. 백신으로 낸 누적 수주 금액만 1억6000만달러(약 1850억 4000만원)이다. 중남미 독감백신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B형간염제, 항암치료제 등도 매출 성장에 도움이 됐다. 녹십자 B형간염 치료제 헤파빅진은 최근 3년 간 국내 자체 개발 품목 중 청구액 1위다. 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LC)는 2016년 판매액 156억원을 달성했다. 2015년에 이어 2년째다.

그 배경에는 자회사 녹십자셀과 녹십자랩셀이 있다. 녹십자셀은 면역항암 세포치료제 상업화에 성공했다. 녹십자셀은 간암 치료제이자 국내 최초의 세포치료제인 이뮨셀-엘씨 판매를 담당한 업체다. 두 자회사가 녹십자 매출에 있어 든든한 뒷받침이 돼 준 것이다.

올해 녹십자가 선택한 새 성장동력은 바이오베터 신약이다. 바이오베터는 특허기간이 끝난 오리지널 제품을 신약 수준으로 개량하는 의약품이다. 바이오시밀러보다 효능이 좋아 수퍼 바이오시밀러(Super biosimilar)라고도 부른다.

녹십자의 바이오베터 MGAH22는 지금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MGAH22는 다국적제약사 로슈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베터 복제약이다. 면역 세포가 종양을 제거하도록 해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항암 효과를 강화시킨 것이 특징이다. 독일 제약사 얼비룩스의 바이오베터 GC1118A도 임상 1상 단계다. 기존 대장암 치료제와 달리 새로운 기전을 가진 항체로 주목 받고 있다.

업계는 녹십자가 올해도 꾸준히 신약과 바이오베터 연구개발 투자를 늘릴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 인사교체가 진행된 탓이다. 신약 연구개발을 주도했던 이병건 녹십자홀딩스 대표는 경쟁사인 종근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녹십자는 연구개발 투자가 높은 제약사다. 매년 매출 10% 이상을 신약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2015년에는 1019억 원을, 2016년에는 1200억원을 연구개발에 썼다. 올해는 신약개발 속도를 올리기 위해 2016년 대비 20% 증가한 14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혈액제재, 면역세포치료제 등 혁신적인 치료제들을 개발해 해외 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성공가능성이 높은 품목들을 임상단계로 끌어 올리겠다”며 “올해도 연구개발 비용을 늘려 주력 품목 뿐만 아니라 신약에도 집중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녹십자는 본격적인 해외 진출도 준비 중이다. 특히 미국 현지를 공략하는 전략을 세웠다. 주력 혈액제제 품목인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의 미국 허가 과정을 무사히 통과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다.

상반기까지는 캐나다 혈액제제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녹십자 캐나다 공장은 북미 시장에 공급할 면역글로불린, 알부민 등 혈액제제 생산시설 역할을 하게 된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알부민은 중국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녹십자 측은 본격적인 상업생산은 2019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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