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반발로 원점 검토없어, 진행된 사안 없다"
KB국민은행이 창구거래 수수료 신설을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최근 영업시간 내 은행 창구에서 고객이 본인 계좌에 입금하거나 출금할 때 수수료를 물겠다는 내용으로 여론 반대에 부딪힌 바 있다. 이에 국민은행 내부에선 이 방침이 더이상 진척되지 않아 원점에서조차 논의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창구 거래 수수료를 부과하는 내용과 관련해 "지금 마치 (창구 거래 수수료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고 있다는 식으로 알려졌다"며 "수수료 부과 검토는 애초에 진척된 게 없는데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검토는 해볼 수 있지 않느냐'는 말이 창구 거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국민은행은 비대면 거래를 늘리고 글로벌 수준에 맞춰 창구거래 수수료를 늘릴 방침이라는 내용으로 금융 소비자에게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누군가가 수수료를 늘릴 것이냐고 물어보면) 이와 관련해 검토는 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원칙적인 언급에 불과할뿐"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국민은행 관계자도 "수수료 수익을 얻겠다는 것보다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는 내용이 먼저 부각됐어야 했다"며 "수수료 수준이나 부과 대상이 이야기된 바 없다"고 전했다.
창구거래 수수료란 자동입출금기(ATM)이나 인터넷·모바일 뱅킹에서 할 수 있는 입출금 거래를 오프라인 지점에서 은행원을 통해 처리하는 경우 받는 서비스 이용료다.
현재 글로벌 100대 은행의 이자수익 대 비(非)이자수익 비중은 6대 4 수준이다. 국내 시중은행은 이 비율이 9대 1 수준으로 비이자이익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에 국내 은행들은 은행 수익성이 떨어지는 현실 때문에 창구거래 시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에 대해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고객으로부터 수수료를 더 받을 경우 고객 항의 등으로 고객 이탈이 우려돼 국제 수준으로 올릴 수 없다는 게 공통적인 금융권 시각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이미지 손상을 우려해 수수료 부과를 못한 채 오프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이 부분을 이해하고 글로벌 수준에 맞춰 수수료가 책정될 수 있어야 한다. 수수료 부과가 금융서비스 질 향상과 함께 은행 경쟁력도 강화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은행들은 지점 운영비를 줄이기 위해 수수료를 늘리기보다 지점을 통폐합하고 ATM기를 줄이는 정책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전국에 설치된 은행 ATM은 2015년말 8만6802대로 전년보다 472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ATM기 수치를 수집한 1992년 이후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은행 점포를 통폐합하는 몸짓 줄이기도 은행권에서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신한, 국민, 우리, KEB하나,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만 178개의 점포가 줄었다. 올해 들어 이미 60여개 점포가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기준으로 점포 수가 가장 많은 은행은 농협은행으로 1161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어 국민은행 1064개, 신한은행 896개, 우리은행 892개, 하나은행 846개 순으로 나타났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지점을 계속 줄일 계획이다. 올해도 지점 감소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며 "다만 여전히 은행 지점을 이용하는 고객이 있어 접근성 하락으로 인한 서비스 질 하락 우려가 나오지 않도록 점포 관련 조사가 은행마다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