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순’ 시청률 8% 넘어 JTBC 드라마 중 최고…메가박스는 출점 늘려 1·2위 바짝 추격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이하 도봉순)이 4회 만에 시청률 8%를 넘기며 기대 이상의 흥행성과를 내고 있다. JTBC가 그간 방영했던 드라마 중 최고수치다. 이 덕에 제이콘텐트리가 수혜를 입으리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JTBC드라마는 대부분 제이콘텐트리 자회사인 JTBC콘텐츠허브가 제작해서다.
2015년 7월 인수한 메가박스의 출점공세도 점유율 확장으로 이어지는 추세다. 업계 1~2위와의 격차도 크게 줄였다. 업계 안팎에서는 제이콘텐트리가 소리 없이 커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영업이익률 상승곡선을 탄 극장사업에 우려를 표하는 시각도 있다. 시장 성장이 정체에 빠져서다.
10일 방송산업계에 따르면 도봉순의 4회 시청률은 8.3%로 나타났다. 1회 시청률에 나타난 숫자(3.8%)를 정확히 반대로 바꿔놓은 수치다. 이 추세대로라면 5~6회가 방영되는 10~11일 사이에 두 자릿수로 뛰어오를 가능성이 크다. 그간 JTBC가 편성한 드라마 중 최고수치다.
상황이 이리되다보니 업계의 눈은 제이콘텐트리로 쏠린다. JTBC 드라마를 대부분 제이콘텐트리 자회사 JTBC콘텐츠허브가 제작해서다. 제이콘텐트리는 그간 크게 영화, 잡지, 방송부문으로 사업을 꾸려왔다. 영화사업의 핵심은 2015년 7월 인수한 극장체인 메가박스다. 방송부문은 JTBC 방영드라마를 제작하는 사업과 이렇게 제작된 드라마를 유통하는 사업으로 이뤄진다.
당장 도봉순의 시청률 상승은 광고라는 연결고리를 거쳐 올해 실질적인 매출증가로 연결될 공산이 크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제이콘텐트리의 매출 중) 방송부문의 비중은 메가박스보다 낮지만, 성장률은 메가박스를 크게 상회한다”며 “JTBC의 드라마 편성 증가에 따른 제이콘텐트리의 매출 증가가 이어지고, 제이콘텐트리의 (드라마) 유통매출 또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풀이했다.
제이콘텐트리가 지난해 10월 잡지부문을 JTBC플러스에 양도했다는 점도 곱씹어볼 대목이다. 이렇게 되면서 제이콘텐트리의 콘텐츠 사업이 영화와 방송으로 정리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도봉순과 메가박스가 쌍끌이로 실적을 이끌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영화진흥위원회와 대신증권 보고서를 종합하면 1월 기준 메가박스의 전국 상영관은 94개다. CGV와 롯데시네마는 각각 139개, 124개다. 2015년 6월을 기준으로 CGV와 롯데시네마가 각각 7%, 9% 늘리는 동안 메가박스는 36%가 늘었다는 게 대신증권 측 설명이다.
김회재 연구원은 “2017년 1월 전국 관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37.7% 증가했지만, 메가박스는 60.9% 증가하여 관객수 점유율은 19.9%까지 확대됐다”고 풀이했다. 특히 신세계 하남필드점, 신세계 동대구점 등 비교적 규모가 큰 새 상영관을 늘리고 있다는 점도 매출에는 호재가 될 공산이 크다.
이에 대해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7년 매출액 3610억원, 영업이익은 513억원을 전망한다. 극장 영업이익률은 14.3%까지 상승이 기대된다”며 “국내 점유율은 신규 출점 효과로 20%를 상회하겠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제이콘텐트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3351억원, 289억원이었다.
다만 3위 체인 메가박스의 극장수 증가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2016년 전체 영화산업 매출은 2조 2730억 원으로 2015년 대비 7.6% 증가했지만 관객 수는 2억 1702만 명으로 0.1% 감소했다. 2010년 이후 첫 역성장이다. 그런데 지난해 기준 전국 극장수와 스크린수는 각각 417개, 2575개다. 2015년(388개, 2424개)보다 늘었다.
한 영화업계 관계자는 “영화판에서는 극장이 더 늘어날 여지가 없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제법 늘었다. 과거 영화계로 돈이 몰리다 한순간 빠져나가버린 ‘버블’을 떠올리는 시각도 있다”며 “시장에서 극장이 돈 벌기 어려워지니 비즈니스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반대로 보면 이런 산업 환경 때문에라도 방송부문 매출성장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방송시장이 최근 부가판권 시장으로도 캐시카우(cash cow)를 늘리고 있다는 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CJ E&M의 경우, 지난해 VOD 등 국내외 콘텐츠 판매와 디지털 광고 증가 덕에 기타 매출로만 4433억원을 벌어들였다. 2015년보다 81.8%나 늘어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