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이광구·김도진·함영주,미국·동남아 등 찾아…핀테크 현장체험·해외진출여건 탐색
국내 금융그룹 지주 회장과 은행장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해외 출장 길에 오르고 있다. 해외 지점 방문과 해외 선진 금융산업 시찰 등을 통해 해외진출여건과 글로벌 금융시장 변화를 직접 체험하고 디지털 등 첨단기술을 국내 금융산업에 접목하기 위한 행보다.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은 지난 4일부터 1주일 일정으로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윤 회장이 해외에 잘 나가지 않는데 올해는 동남아에 이어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하고 있다" 며 "세계적 IT 기업을 방문하고 은행 산업에 필요한 금융기술을 직접 알아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앞서 지난달에는 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 등 동남아 4개국을 방문했다. 특히 동남아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현지 정부 인사를 만나 업무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해외 진출이라는 게 쉬운 게 아니다"며 "국민은행은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투자 실패도 경험했다. 해외 진출을 위해선 분석이 필요하고 그 나라 사정을 잘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 윤 회장은 2014년 11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베트남, 캄보디아 등 메콩강 주변의 동남아 국가와 중국 등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국민은행은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디지털뱅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모바일뱅크 리브KB캄보디아를 출시해 현지 젊은층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스마트폰 공급이 확대되는 것을 확인하고 펼친 마케팅 전략이다. 국민은행은 리브KB캄보디아 전략을 미얀마와 베트남 등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리브KB캄보디아는 출시 후 가입자만 아니라 현지 은행과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글로벌 시장 확대를 계획해왔다. 지점 전환에 성공한 홍콩지점은 곧 영업에 나선다. 미얀마에서 소액 대출인 마이크로파이낸스 사업을 추진해 현지 고객을 늘려갈 방침이다.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오는 13일부터 16일까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을 방문한다. 인도네시아는 현지법인을 방문하고 필리핀은 저축은행 인수 출범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동남아 시장에만 192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이 2014년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인수한 '우리소다라은행'은 점포 140여 개를 운영하며 연간 20%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이를 위해 '글로벌 위비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 행장도 "5000만 대한민국 국민 고객을 기반으로 6억 동남아 고객을 확보하겠다"고 동남아 공략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도 오는 21일부터 25일까지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 지점을 방문한다. 베트남에 설치된 2개 지점을 방문해 현지 상황과 현지법인을 설립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베트남에선 법적으로 해외 은행이 2개 지점까지 세울 수 있다"며 "3개 이상 지점을 세우기 위해선 법인설립이 필요하다. 기업은행이 다른 지역으로도 지점 확대를 하기 위해선 현지에서 법인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김 행장은 베트남 출장에서 현지 금융당국을 만나지는 않을 예정이다. 다만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해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 인수 등 현지 시장 전략을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유럽 시장 출장에 나섰다. 함 행장은 지난달 21일 영국 런던으로 향했다. 런던 지점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지점을 둘러보며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영업 전략을 점검했다.하나은행 관계자는 "금융 전문지 '유로머니'로부터 '대한민국 최우수 PB 은행상'을 받으면서 나간 출장"이라며 "(다른 은행장처럼) 동남아 시장을 둘러볼 계획은 현재까진 없다"고 전했다. 은행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는 수익성을 높이고 금융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글로벌 진출과 핀테크 등 첨단기술 융합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해외시장에 나가는 것도 현지 금융산업과 현지 기업을 둘러보며 해외 감각을 늘리려는 행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