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출시, 사전예약만 7만대 넘어…갤럭시보다 앞선 출시일 전략 통해
G6 시작이 순조롭다. 출시를 하루 앞두고서도 매일 1만대씩 사전 예약 판매 성과를 올리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G6에 대한 기대감 못지 않게 출시일 전략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예년 이맘때 먼저 출시됐던 삼성전자 프리미엄폰이 올해는 4월 출시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8일 기준 LG전자 G6 국내 예약 판매량은 7만대를 넘어섰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전작인 G5는 예약 판매를 하지 않았기에 비교 대상은 G4뿐이다. 하지만 G4 예약 판매량이 3만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게다가 시간이 지나도 예약 판매량이 줄어들지 않고 꾸준히 하루 평균 1만대를 유지한다는 것은 좋은 신호다.
LG전자 관계자는 “예약 판매 합계보다 꾸준히 수요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LG전자 나름대로 팬덤이 있는데 그들의 예약 판매 수요는 사실상 금방 끝이 난다며 지금까지 예약 판매량이 계속 느는 것은 ‘팬심’(고객의 브랜드 충성도) 없이 직접 만져본 고객들의 유입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 2월 27일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신작을 공개하는 동시에 국내에 체험존을 설치했다. 내부에서는 전보다 빠른 실행력이 시너지효과를 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G6를 직접 만져본 대다수 고객들이 사진보다 실물이 낫다고 반응하면서 기대 이상이라는 인상을 가져가고 있다.
무엇보다 1분기에 새로 나오는 프리미엄폰은 G6 하나다. 1분기는 졸업과 입학이 몰려있어 청소년, 대학생 등의 수요가 몰리는 중요한 시기다. 기존에는 삼성전자가 이 수요를 많이 가져갔지만 지금은 G6가 독식하고 있다. 또 지난해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한 프리미엄폰 대기 수요도 일부 흡수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일한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스마트폰 판매량에 출시일이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LG전자가 신제품을 먼저 출시하면서 선도하는 느낌을 가져가기 때문에 유리한 입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에 정치적 이슈가 얽히면서 국민 정서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선점 효과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예약 구매 고객에게는 액정 파손 무상보증 프로그램과 정품 케이스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모든 G6 구매자에게는 추가로 블루트스 이어폰, 키보드, 커피머신 중 한 가지를 5000원에 판매한다.
일각에서는 G6가 LG전자 스마트폰만의 장점을 잃었다고 평가한다. 이신두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중년인 내 또래들은 무거운 보조배터리를 들고 다니지 않기 때문에 탈착식 배터리를 선호한다”며 “LG전자는 다른 프리미엄폰과 달리 탈착식 배터리를 사용해왔는데 이번엔 일체형을 선택해서 관심도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주변 반응을 들어보면 LG전자마저 탈착식 배터리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에 같은 탈착식이라도 차라리 갤럭시나 아이폰으로 갈아타려는 사람이 많고 아직 탈착식을 고수하는 소니 등으로 옮기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