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출시한 고가·고급품 시장서 큰 호응···저가에서 고가까지 신제품 늘려 승부수

지난달 출시된 이탈프리즘 섀도우의 6색 팔레트. / 사진=에이블씨엔씨

 

한때 화장품 로드숍브랜드 순위 1위였던 에이블씨엔씨의 미샤가 옛 영광을 되찾기위해 부식하고 있다. 3위를 벗어나기 위해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샤는 소비자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지난해부터 다양한 신제품을 활발하게 내놓고 있다. 


미샤는 로드숍 브랜드의 원조로 2000년대 업계를 선도해왔다. 하지만 2012년 매출 4523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은후 경쟁업체에 밀려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매출하락 후 미샤는 2012년 로드숍 브랜드 1위에 오른 것을 마지막으로 2013년 2위,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줄곧 3위에 머물렀다. 그 사이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와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은 1,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다퉜다.

아직 미샤가 과거의 영광을 찾기 위해선 갈 길이 멀다. 상위 브랜드와의 매출 격차가 점점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2위 브랜드와의 매출 격차는 184억원, 2015년은 1842억원, 지난해는 2152억원까지 벌어졌다.

미샤는 2012년 일명 ‘보라색병 에센스’를 출시해 대박을 친후 이렇다할 히트 제품을 출시하지 못했다. 보라색병 에센스는 명품 화장품 브랜드인 에스티로더의 ‘나이트 리페어 리커버리 콤플렉스’와 품질은 비슷하지만 가격이 훨씬 저렴해 유명세를 떨친 제품이다.

미샤가 근래에 활발하게 선보이는 제품은 로드숍 브랜드에선 보기 드문 고가 화장품 라인이다. 지난해 출시한 이탈프리즘이 대표적 예다. 이탈프리즘은 이탈리아의 글로벌 화장품 제조업체인 인터코스사와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섀도우로 제품 한 개당 1만6000원이다. 지난달에는 이탈프리즘 섀도우 색깔 6가지를 모아놓은 팔레트를 출시했는데 가격이 7만2000원이다. 해외 명품 브랜드의 섀도우 가격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지난해 출시해 인기를 얻었던 텐션팩트에 한방성분을 첨가한 팩트도 지난 1월 출시했는데 가격은 기존 텐션팩트보다 두 배 높여 3만4000원에 판매한다. 또 2만4800원의 블러셔, 6만원의 한방라인(초공진) 영양크림과 4만원 대 아이크림도 최근 선보인 고가 제품 중 하나다.

고가제품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탈프리즘은 출시 당시 소비자들로부터 로드숍 치고 비싸다는 평가를 들었지만 일부 색상은 품절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초공진 라인은 출시 네 달만에 누적 매출 30억원을 넘어섰다.

미샤는 고가제품 외에도 보라색병 에센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2년여만에 선보였고 캐릭터 콜라보 제품 등도 공개하며 제품 출시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샤의 경우 신제품을 출시했을 때와 출시하지 않았을 때의 매출 성장세가 확연하게 다른 모습을 보인다. 미샤의 성장에 있어서 신제품 출시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분기 라인 캐릭터를 차용한 신제품이 큰 인기를 끈 이후 2, 3분기 신제품 출시가 부재해 매출이 시장 기대 대비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4분기 지연됐던 신제품 출시가 줄이으며 기대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며 “향후 에이블씨엔씨의 성장 방정식이 이전보다 명확해졌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제품이 호응을 얻으며 에이블씨엔씨의 실적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5% 성장한 4346억 원, 영업이익은 37% 증가한 243억 원을 기록했다. 에이블씨엔씨 측은 미샤의 텐션팩트나 이탈프리즘 섀도우 등 신제품의 호조가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미샤의 신제품 출시는 올해도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미샤 관계자는 “국내에서 유행을 선도할만한 메이크업 신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며 “고가제품과 저렴한 제품 등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는 제품을 최대한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