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100여개 지점서 내달중 시행…타 은행으로 확산 주목
보수적 은행이 변하고 있다. 경영 효율성과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이를 탈피하려는 방안으로 유연근무제 도입에 나서고 있다. 은행권은 유연근무제를 통한 직원 복지를 늘리고 고객 만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KB국민은행이 유연근무제 도입과 함께 저녁 7시까지 영업시간을 연장해 영업점을 운영하겠다고 밝혀 다른 시중은행으로 파급될 것인지 주목된다.
6일 KB국민은행은 다음달 중으로 국내 금융권 최초로 100여개 지점에서 은행 이용시간을 저녁 7시까지 늘린다. 100개 이상 지점에서 은행 영업시간을 연장 운영하는 것은 국내 시중은행에서 처음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결정과 관련해 다양한 영업점 운영 모델이 있어야 한다는데 경영진과 직원 모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노사 간 오랜 시간 논의를 거쳐 유연근무제 확대 조치가 마련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점 연장 운영은 시범적으로 실시한뒤 전국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추후 확대 시행을 통해 고객의 편리한 은행 이용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민은행은 근무시간을 2교대로 시범 운영해 일찍 출근하는 직원과 늦게 출근하는 직원 사이에 근무 시간 차이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고객이 몰리는 점심시간에는 근무대가 다른 직원의 근무 시간이 겹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대기 고객 불편을 줄일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이에 유연근무제도를 통해 일찍 출근하는 직원은 오후 4시에 창구업무 마감 후 일찍 퇴근하도록 하고 늦게 출근하는 직원은 오후 7시까지 창구 업무를 하고 퇴근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국민은행은 영업시간을 두 가지(10시∼17시, 12시∼19시) 형태로 다양화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국내 은행 중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업계 처음으로 도입했다. 스마크워킹센터 근무, 재택근무, 자율출퇴근제로 구성된 스마트 근무제를 운영한다. 지난달 24일 정기 인사를 통해 스마트 근무직원 100여명을 정식으로 발령했다. 이들은 주 3일 이상을 사무실이 아닌 집, 스마트워킹센터, 도서관, 카페 등 공간 제약 없이 일한다.
신한은행 유연근무제 도입 후 기업·우리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으로 유연근무제도가 확산 중이다. 기업은행은 시범 운영해 온 시차 출퇴근제를 올해부터 본점에 근무하는 전 직원 2900여명을 대상으로 확대 시행했다. 이에 직원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를 선택할 수 있다. 오전 7시 30분부터 10시 사이 출근시간을 조정해 하루 근무시간인 8시간을 근무하면 된다.
우리은행도 유연근무제를 시범 운영 중이다. '시차출퇴근형' 유연근무제 시범운용 부서는 스마트금융부, 플랫폼사업부, 핀테크사업부, 차세대 ICT 구축단과 같은 핀테크 관련 본부 부서 등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 중 하나를 출퇴근 시간으로 선택할 수 있다.
은행권은 시중은행 유연근무제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날 것으로 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수익 사업 일환으로 저녁 영업이 가능해지면서 은행에도 도움이 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직원 만족도 높아지고 있어 유연근무제를 지속해서 확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은행 관계자는 "보수적인 조직 문화를 탈피해야 한다는 요구가 은행 내부에서 오랫동안 제기돼 왔다"며 "은행의 경영 효율성과 생산성이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연근무제는 은행 수익 창출에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고객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