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열풍에도 보험사는 대면거래 고수…경쟁력 약화 우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이 비대면 인증을 통한 모바일과 인터넷 금융 확대에 나서며 은행 산업이 구조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 저성장·저금리가 지속하면서 은행권 비대면 거래는 급증하는 모양새다. 반면 보험업계는 여전히 1980년대식 대면 거래를 고수하면서 핀테크가 부상하는 흐름속에 보험산업은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등 금융권 전반에는 모바일과 인터넷 금융이 확대되면서 비대면 인증을 통한 계좌 개설이 금융서비스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뱅킹이 일상이 되고 핀테크 기술 확대로 은행들이 앞다퉈 비대면 거래 서비스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으로 금융권 비대면 거래 확산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대면 거래는 저축은행 업계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저축은행도 비대면 거래를 위한 모바일 앱 출시 등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은행중앙회가 출시한 비대면계좌 개설 애플리케이션 'SB톡톡' 수신액은 출시 한달 만에 427억원을 기록했다. 보통예금(요구불예금) 140억원, 정기예금 285억원, 정기적금 2억1000만원 등이다.
SB톡톡은 은행처럼 비대면으로 예금, 적금, 대출 등 기본적인 금융 서비스가 가능해 45개 저축은행이 176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비대면 실명확인은 신분증 사본 제출이나 타행 계좌 확인, 휴대폰 인증으로 가능하며 타행 계좌 확인이 불편한 고객은 영상통화도 가능하다.
또한 SBI저축은행은 최근 간편송금서비스 토스(TOSS)로 유명한 핀테크업체 비바리퍼블리카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SBI저축은행은 단순히 간편 송금 기능 뿐만 아니라 대출 분야에도 집중해 스마트폰 기반 핀테크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21일 기존 오전9시~오후11시였던 비대면계좌개설서비스 영업시간을 오전5시~오후11시로 늘렸다. 웰컴저축은행은 비대면실명확인을 통한 계좌개설, 영상통화 방식 지원뿐 아니라 금융권 최초로 비밀번호 초기화 등을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는 계좌개설뿐 아니라 신규대출과 체크카드 발급 등 대부분의 금융거래에 비대면 인증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영업망을 전국으로 확장해 수익을 올리겠다는 전략에서 모바일 뱅킹은 필요하다"며 "점포확대가 어려운 저축은행이 영업 공간 제약을 해결하고 다수 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서비스 면에선 시중은행과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은행권이 비대면 인증 도입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반면 보험업계는 여전히 창구 중심의 대면 거래를 유지하고 있다. 대형 보험사들이 정보기술(IT) 기반 비대면 인증 도입을 꺼려 보험업계 전반이 핀테크 발전에 따라가지 못하고 위축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온라인 보험서류 제출 등이 비대면 보험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공인인증서를 채택하고 있어 다른 금융권 산업보다 발전 속도가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신한생명이 국내 최초로 지문인증을 도입했지만 단순 조회 기능에만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보험사는 비대면 전자금융 도입 자체를 검토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는 대면 영업이 주류인 것은 사실"이라며 "보험금 지급이나 각종 창구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보험 서비스가 많다. 하지만 아직도 점포나 보험 설계사에 의해 거래가 이뤄진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보험 업계가 과거 1980년대식 대면 거래를 유지하면서 핀테크 등 기술 기반 서비스를 내놓는데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도 비대면 인증 가이드라인 적용에서 보험은 예외로 해 보험업계가 비대면 거래로 인한 서비스 질 향상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다는 지적이다.
다만 보험업계는 설계사에 중심 영업으로 인해 도입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며 대면 서비스 구조를 바꿔 모바일로 확대할 유인책도 없다고 설명한다. 특히 보험사에서 비대면 적용 가능한 분야도 펀드 상품 변경 정도여서 비대면 서비스에 투자할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에 들어맞는 비대면 가이드라인이 없는 현실이 있고 설계사에 중심으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은행처럼 비대면 거래 확대 도입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며 "대면 적용 가능한 분야도 펀드 상품 변경 정도다. 이 또한 은행처럼 빈번한 거래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