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분할후 시총 1조 증가…SK해운, 물적분할후 사업구조개편 추진 계획
최근 증시에서 대기업 그룹주들의 기업분할이 부각되고 있다. 한국경제가 처한 위기상황에 기업분할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신사업 역량 강화, 부실 계열사 자본 확충 등 목적은 다양하지만 기업분할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최근 증시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곳은 현대중공업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7일 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방식으로 사업을 분사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분할기일은 4월 1일이다. 증권가에서는 분할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영업 실적 개선과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이번 사업분할을 두고 "분할하는 회사는 그동안 조선업에 가려져 기본적인 투자도 하지 못했다"며 "사업분할 후 차입금을 배분해 부채비율을 낮추고, 차별화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분할 결의후 시총 1조원 상승…12조7300억원
현대중공업 기업분할안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분할후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 등 4개 회사로 분할된다. 주식거래는 이달 30일부터 정지돼 5월 10일 재개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분할후 4개 회사는 모두 상장사로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분할뒤 거래가 재개되면 각 회사의 기준가는 분할전 최종거래일의 시가총액과 순자산 분할비율을 곱해 결정된다. 여기에 상단 200%, 하단 50% 사이에서 시초가가 형성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인적분할 결의후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임시 주총 직전일인 24일 종가는 15만5500원이었던 반면 이날 종가는 16만7500원으로 7.71% 올랐다. 시가총액도 11조7400억원에서 12조7300억원으로 1조원 가량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인적분할후 현대중공업 종목들의 합산 시가총액이 총 1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존속법인인 현대중공업의 시가총액이 8조8000억원으로 유지된다고 가정해도 현대일렉트릭과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의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고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분할후 존속법인인 현대중공업은 하반기에도 시황회복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 수준으로 하락할 리스크도 있으나 아직은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며 "현대일렉트릭과현대건설기계는 현금흐름이 기대되며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오일뱅크 등 투자자산의 가치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SK, 자회사 SK해운 물적분할…차입금 부담은 여전
현대중공업이 사업별 다각화와 비용절감에 무게를 둔 기업분할이라면 SK에서는 자회사 SK해운의 부실에 자본여력 확충이 목적이다.
지난 27일 ㈜SK는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를 통해 자회사 SK해운의 회사분할을 결의했다. ㈜SK의 자회사 SK해운을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할하는 방식이다. 분할이 완료되면 ㈜SK는 존속법인인 SK마리타임 지분 83.1%를 그대로 보유하고 SK마리타임이 신설법인 SK해운의 지분을 100% 보유하는 구조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분할이 완료되도 신설 SK해운이 기존 해운 사업과 차입금 부담을 가져 간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즉 SK해운이 보유한 회사채는 모두 신설 SK해운으로 이관된다. 따라서 상환의무는 그대로 유지되며 기존 회사와 사실상 동일하다는 분석이다
곽노경 NICE신용평가 실장은 "신설회사의 사업이 분할전 회사 매출액과 동일하고 영업자산이 모두 신설회사로 이관되기 때문에 분할 후에도 사실상 동일한 기업실체"라며 "기존 회사채의 상환능력은 신설회사의 상환능력에 달렸다"고 평가했다.
SK해운의 실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재무구조는 계속해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SK는 SK해운의 물적분할후 사업구조 개편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주로 장기 운송 계약의 전용선과 벙커링(선박 연료 공급)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SK해운의 재무구조는 지난해 3분기말 연결기준 총차입금이 약 4.2조원이며 부채비율은 1176.7%로 상당히 악화된 상황"이라며 "㈜SK 입장에서는 SK해운으로의 재무적 부담 축소로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