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다시 세운 프로젝트’로 창업공간 마련… 씨즈…팹랩서울 등 입주

 

서울시는 종로구 세운전자상가에 ‘다시 세운 프로젝트’ 사업을 시작하고 스타트업 창업공간을 제공한다. / 사진=뉴스1

한때 전자사업 메카로 불렸던 서울 종로 세운상가에 스타트업(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지닌 초기 창업 기업)들이 들어온다.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재생사업을 통해 상가 일대를 창업과 제조업 플랫폼(platform)으로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의도다.

2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다시 세운 프로젝트 창의제조산업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세운상가 일대를 재생하는 다시 세운 프로젝트는 전략기관 입주 공간, 청년 스타트업 입주 공간, 시민문화공간 등 3단계로 진행된다.

세운상가는 1968년 서울시 종로구에 처음 설립됐다. 대한민국 최초 주상복합 건물이었다. 1970년대 전자산업이 크게 호황을 누리면서 세운상가도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용산전자상가가 완공되고 중심 상권이 옮겨지면서 침체가 시작됐다.

이곳을 거쳐간 기업들은 많다. 현대차 시작은 세운상가였다. 1973년까지 세운상가에서 현대차 초기모델인 코티나와 포니를 탄생시켰다. 1977년 현대모비스도 세운상가에서 현대정공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 한글과컴퓨터도 세운상가에서 첫 유통을 시작했다.

서울시는 다시 세운 프로젝트로 세운상가 재생사업을 시작했다. 첫 번째 단계로 청년 스타트업의 창업 기반과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입주 공간을 열었다.

기술자들의 창작과 제작을 지원하는 창의허브는 세운상가와 연결된 아세아상가에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창업지원기관이 입주해 청년사회적기업을 육성하고, 스타트업과 주민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세운창의허브에는 서울시립대,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씨즈, 팹랩서울이 입주한다. 씨즈는 지난 5년간 300여개의 청년 스타트업을 키워낸 전문 기관이다. 서울시립대 시티캠퍼스는 도시공학과, 건축학부 등 현장 중심형 학과의 현장 교육과 실습을 담당한다. 또 팹랩서울은 세운상가 지하실 공간을 활용해 디지털 제조 교육과 제작공방을 운영한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세운상가는 위치나 역사적으로 가치를 가진 공간으로서 앞으로도 다양한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며 “제조산업과 제작문화가 합해진 세운상가를 많이 찾았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5월에는 세운상가와 대림상가 사이 난간에 세운 공간, 메이커스 큐브를 연다. 여기에는 창업 공간 29곳이 입주할 예정이다. 드론(무인항공기)개발실, 스마트의료기개발실 등을 통해 스타트업의 창작, 개발 활동을 돕는다.

그동안 스타트업 업계가 고민했던 것은 입주공간이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일 경우 사업공간을 마련하기가 힘들다. 눈에 띄는 성과가 아직 없어 지원을 받기 어려운 탓이다. 민간이나 기업 엑셀러레이터(Accelarator‧스타트업 육성기관)가 생겨났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업계는 스타트업 지원공간이 늘어난다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진 본부장은 “시 차원에서 국내 유망 스타트업 입주공간을 지원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장인들의 기술과 청년들의 아이디어를 결합해 개발부터 제품 제작과 상품화까지 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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