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 부담 증가…2금융권 대출 늘어 부실 위험 증대
은행권과 저축은행 모두 대출 금리가 오름세다. 이에 가계의 빚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2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연 3.51%로 전월 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9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16%로 전달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6개월째 상승세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은행 예금금리는 내렸다. 지난달 예금은행 저축성 수신금리는 1.51%로 전달보다 0.05%포인트 하락했다. 5개월 만에 하락세다. 이에 예금·대출 금리 차이는 2%포인트로 4년 만에 가장 커졌다.
2금융권인 저축은행 대출 금리도 올랐다. 지난달 11.75%로 전달보다 1.09%포인트 상승했다. 저축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금리도 3개월 연속 올랐다. 지난해 11월 22.19%, 12월 22.39%, 지난해 1월 22.88%로 상승했다.
특히 저축은행이 대출을 크게 늘리고 있어 부실위험이 부각되고 있다. 저축은행 가계대출은 지난 한 해 33.5%(4조6000억 원) 급증했다.
상호금융권 상황도 마찬가지다. 상호금융의 가계자금대출 금리는 3개월 연속 올랐다. 지난달 가계자금대출 금리는 3.78%다. 상호금융권에 대한 대출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13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17조2000억원보다 둔화됐다.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13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조4000억원 늘었다.
특히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은 다중채무자와 저소득층이 많다는 점에서 가계부채 위기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지상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저축은행 채무자의 65.7%가(92만명)가 다중채무자다.
윤석천 경제평론가는 "미국이 본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주택 가격이 떨어지면 가계부채 문제가 악화된다. 이에 따른 금융 위기가 올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현 수준 대출금리가 0.25%포인트씩 1%포인트까지 오르면 한계가구 수가 150만4000가구에서 157만3000가구로 6만9000가구 늘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