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케이블방송사 동등결합 상품 출시…판매망 한계 지적도
우여곡절 끝에 이동통신사와 케이블방송 간 첫 동등결합 상품이 나왔다. KT와 LG유플러스도 조만간 동등결합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케이블방송 업계 입장에서는 이번 상품 출시가 유료방송 경쟁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자체 판매망만 활용해야 한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CJ헬로비전, 티브로드가 SK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케이블 초고속인터넷과 SK텔레콤 모바일이 결합한 동등결합 상품을 28일 출시했다고 밝혔다. 상품명은 ‘온가족케이블플랜’이고 이날부터 상품 가입이 가능하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기대반 걱정반”이라며 “새로운 모바일 결합상품이 생기면서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반면 이통사가 판매해 주는 방식이 아니라 케이블방송사가 자체적으로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그 한계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이번 결합상품은 SK텔레콤 대리점에서는 판매하지 않는다. 오로지 케이블방송사에서만 판매한다. 주로 케이블방송사 고객센터를 통해 계약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SK텔레콤 대리점에 동등결합 상품 포스터라도 붙일 수 있는 방향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케이블방송과 모바일 간 결합도 조만간 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동등결합상품은 지난해 12월 미래창조과학부가 내놓은 방송·통신 동등결합 판매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다. 미래부는 유료방송 발전방안으로 공정 경쟁 환경 조성을 주장했다. 동등결합은 모바일 서비스가 없는 케이블방송의 방송·통신 상품을 이통사의 모바일 서비스와 결합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케이블방송 사업자는 이통사로 인해 통신·방송 결합 서비스로 이용자가 몰리면서 케이블방송은 가입자 유출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끼워팔기 식으로 방송을 저렴하게 결합하면서 콘텐츠의 가치를 떨어뜨려 피해를 줬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번 동등결합으로 케이블방송사는 가입자 이탈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결합이 공정하게 잘 진행된다면 이통사와 케이블사업자가 서로 상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분위기가 정착하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가계통신비도 내려갈 것으로 케이블방송사는 예상했다. 28일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를 시작으로, 3월 2일 JCN울산중앙방송, 3월 13일 딜라이브 등의 순으로 이통사 결합 상품이 출시된다.
케이블방송사는 지속적으로 이통사와 고객 가입절차, 가족결합 신청절차 등에 대해 논의해 나갈 방침이다. 동등결합 상품이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에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지원정책을 요청할 예정이다. 기존에 협약을 맺은 방송사 외에 다른 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도 동등결합을 진행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동등결합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 외에 KT, LG 유플러스도 케이블방송 간 동등결합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3월 말 출시를 목표로 협의를 하고 있으며 KT는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