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는 통관 어려움 커질 것 우려…위탁생산 코스맥스는 상대적으로 느긋

심상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왼쪽)과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 / 사진=보건복지부, 코스맥스

 

중국의 사드 보복 의혹으로 화장품 업계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심상배 아모레퍼시픽 사장과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이 이 문제에 대해 입을 열었다.

국내 화장품업체 1위인 아모레퍼시픽과 화장품 위탁생산(ODM·OEM)업체 1위인 코스맥스의 수장을 맡고 있는 두 사람이 사드배치 관련 의견을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심상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은 22일 방문규 보건복지부 차관과 아모레퍼시픽 오산공장에서 가진 티타임에서 이 문제에 대한 우려를 내비췄다.

심 사장은 "사드 제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전에도 아모레퍼시픽은 복잡한 통관 탓에 많이 고생했다. 그렇게 통관이 오래 걸리던 것을 짧게 맞춰 놓았는데 앞으로도 어떻게든 견뎌야할 것"이라면서 "환경이 변하면 이에 맞춰 경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 사장의 발언은 기존에도 통관 절차가 복잡했지만 향후 중국의 사드 제재가 강화돼 통관절차가 더 까다롭게 변할 것을 우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이미 중국이 일부 한국기업 화장품에 대한 통관을 불허한 사례가 있었다. 이전에는 검사하지 않았던 화장품 샘플까지 통관 불허 통보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업계 걱정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 역시 같은 날 판교의 코스맥스 R&I(Research&Innovation)센터에서 진행된 방 차관과 티타임에서 중국의 사드문제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이 회장은 "다른 국가보다 수출 건수가 많다보니 중국에서 우리 제품 통관 불허 건수가 많다"며 "이는 사드와 관계가 없다. 중국이 통관 시 서류를 까다롭게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기업은 이를 통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더 경쟁력을 키워야 문제가 해소되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스맥스는 브랜드를 내걸고 화장품을 파는 업체가 아니라 사드제재에 대한 영향이 거의 없다. 코스맥스 중국 공장은 현지 화장품 회사를 주 고객으로 삼고 있다. 중국 공장 매출 85% 이상이 현지 업체와 거래에서 발생한다. 현지 기업이 코스맥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보니 코스맥스는 오히려 도움을 받고 있다.

방문규  차관은 "사드 논란 탓에 업계 우려가 있지만 위기가 기회라고 생각하고 경쟁력을 키워 위기를 뚫고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 날 방 차관은 경기도 오산에 위치한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도 방문해 화장품 업계 관계자들의 애로사항을 들어보는 비공개 간담회도 진행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복지부 관계자는 “업체들이 사드제대에 대한 우려를 많이 언급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이 주제에 대해 별 말이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업계는 사드 제재 같은 문제보다 우리 업계의 성장동력 약화를 더 걱정했다. 특히 중국 화장품 산업이 발전하고 있어 우리 업계가 분발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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