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기대감에 벌크선·컨테이너선 주가 상승…주요 운임 지수 하락에 신중론 여전

해운주가 경기회복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 / 사진=뉴스1

해운주가 고개를 들고 있다. 석탄, 철광석 등 원자재 물동량 증가에 따라 벌크선 비중이 높은 팬오션과 대한해운이 큰 폭으로 반등했다. 석유화학 특수선을 운송하는 KSS해운 역시 경기 회복 흐름과 함께 오름세를 보였다. 컨테이너선사인 현대상선과 흥아해운은 한진해운 파산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했다.

바닥을 찍었다는 전망과 함께 “아직은 기다려봐야 한다”는 경계감도 함께 자리 잡았다. 벌크선 운임 지수가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고 컨테이너선 운임 지수 역시 뚜렷한 상승 전환을 하지 못한 탓이다. 지난해 해상 운송수지가 처음으로 적자를 낸 것도 해운 업황을 마냥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없게 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 경기 회복 기대감에 해운주 주가는 ‘훈풍’

해운주가 상승 국면을 맞았다. 특히 벌크선 비중이 높은 팬오션과 대한해운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팬오션은 이달 6일 3840원에서 21일 4900원으로 27.6% 상승했다. 21일에만 6.18% 오르면서 강세를 이어나갔다. 대한해운도 이달들어 27.7% 뛰었다. 대한해운 역시 21일 8.83% 상승했다.

컨테이너선사인 현대상선과 특수선을 운용하는 KSS해운도 상승 흐름을 보였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31일 7680원을 기록한 이후 조금씩 상승하며 이달 21일 8390원까지 9.2% 올랐다. KSS해운은 지난달 2일 8120원에서 이달 21일 8920원까지 9.8% 오름세를 보였다. 중견선사인 흥아해운은 지난달 2일 1335원에서 이달 21일 1920원까지 43.3% 폭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운주 투자자들에게는 단비같은 상승세다. 해운 업종은 해운 업황 악화와 함께 투자 수익률이 곤두박질쳤다. 양대 국적 컨테이너선사였던 한진해운은 파산으로 귀결돼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고 현대상선은 2년전 6만원대였던 주가가 8000원대로 뚝 떨어졌다. 팬오션은 적자를 면치 못하다 2015년 6월 STX에서 하림으로 주인이 바뀌었고 대한해운도 지난해 12월 종가 기준으로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뒷덜미를 잡았던 업황 개선 기대감이 주가를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철광석과 석탄 수요 증가 예상에 벌크선사 실적 개선 가능성이 투심을 녹였다. 팬오션은 해운 업황이 완전히 회복 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12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나갔다. 대한해운과 KSS해운도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증가하면서 업황 회복 국면에 따른 실적 상승 기대감을 높였다.

◇ “먹구름 또 올 수 있어”···주요 운임 지수는 부정적

반대로 아직은 해운 업황 회복을 경계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이 나오고는 있지만 업황 회복이 실제 현장에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언론에서 업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보도하지만 현업에서는 드라마틱한 업황 전환이 나온 건 아니다. 여전히 업체간 저가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며 “지난해 잠시 운임 상승이 있었지만 운임을 안받는 수준에서 조금 받는 수준의 변화였다”고 말했다.

실제 해운사 수익성을 결정짓는 운임 지수가 최근들어 다시 하락하고 있다. 벌크선의 시황을 나타내는 지수인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해 11월 18일 1257까지 올랐지만 이내 하락하며 이달 15일에는 688까지 내려왔다. 17일 741로 올랐지만 그동안 하락 폭이 컸던데 따른 반등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선사 손익분기점이 BDI 1000포인트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컨테이너선 운임 지수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BDI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SCFI는 지난해 11월 1000에 근접하면서 상승 흐름을 보였지만 곧 하락반전하며 이달 17일 830선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하우로빈슨컨테이너선용선지수(HRCI)는 이달 21일 406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1보다 낮다.

해운업계의 한진해운 반사이익도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존재한다. 한 해운업 전문가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역내선사가 아닌 원양선사로 봐야한다. 실제 한진해운 파산으로 나온 환적 물량을 글로벌 선사인 머스크와 MSC가 흡수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업황이 좋지 못한 상황에선 전략적 협력관계를 뛰어넘은 정식 해운동맹(얼라이언스)을 통한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데 이 작업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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