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공유경제 ‘브레인’ 전략기술연구소 출범…오픈 이노베이션 활용

현대차그룹이 인공지능 및 공유경제 등 차세대 먹거리 연구개발을 주도하는 전략기술연구소를 신설한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현대·기아차 연구원들이 커넥티드카를 개발하고 있는 모습. / 사진=현대차그룹

실적 악화에 시름하던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혁신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 경쟁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치킨게임’ 국면에 접어들자, ‘현대차그룹 전략기술연구소’(이하 전략기술연구소)를 신설하고 인공지능(AI)과 공유경제 등 차세대 먹거리 사업 투자를 가속화기로 결정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전문 기업체나 대학, 연구소들과의 협업방식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빠른 추격자)에서 파괴적 혁신을 주도하는 마켓 쉐이퍼(Market Shaper·시장조성자)로 변모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략기술연구소 미래 브레인역할다분야 인재 대거 영입 계획

현대·기아차 연구원들이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고 시연하는 모습. /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전략기술연구소를 출범한다고 21일 밝혔다.

전략기술연구소는 현대차그룹의 신사업 전진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정보통신(IT), 인공지능, 공유경제 등 미래 혁신 트렌드 분석을 진행하고, 관련 기술 연구개발을 주도하게 된다. 이를 통해 신사업 플랫폼을 구축, 기술 기반 제품·서비스 사업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규 비즈니스 플랫폼은 미래차 융·복합기술을 포함 미래 혁신 기술과 관련된 전 방위적 분야를 아우른다”며 “미지의 영역을 개척함으로써 미래 성장동력 창출 등 변혁의 리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략기술연구소는 기술 기획 전략가, 선행기술 엔지니어, 사업화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다. 의왕연구소에서 운영을 시작하고 점진적으로 조직 규모가 확대된다.

연구소는 미래 사회·기술 트렌드 연구에 기반한 신사업 구상과 진행, 기술 개발전략 등을 담당하는 조직과 신소재, 에너지, 바이오 헬스, 로보틱스 등 혁신 기술을 개발하는 조직 등 크게 두 부문으로 구성된다.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을 대거 영입, 연구소에 투입할 계획이다.

◇ 학계 및 외부연구소와 오픈 이노베이션 적극 추진

현대차그룹은 기술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을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전문 기업체나 대학, 연구소들과 적극 협업에 나서는 형태다. 첨단 신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고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촉진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사측은 설명한다.

현대차그룹이 전략기술연구소를 출범시킨 데는 2년 연속 실적이 악화된 영향이 컸다. 이로 인해 현대차 내부적으로 내연기관차만으로는 성장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증폭된 상태다.

결국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선구안적인 기술 투자와 사업 추진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3년 만에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자동차 분과 위원회 주요 세션에 참석해 올해 주제인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미래 운송수단에 대해 전망과 분석을 공유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홀로 독주하던 현대차그룹 국내 판매량은 매년 뒷걸음질 치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도 무너진 상태”라며 “결국 문제를 단번에 풀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도약하고자 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반성이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진행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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