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경위, 은행장은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단독 추천

김형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차기 신한은행을 이끌 행장후보로 7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에서 단독추천 되면서 앞으로 그가 떠난 신한카드를 이끌 수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신한카드 사장은 김형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사장은 지난 신한사태 당시 위 사장과 함께 라응찬 전 회장 편에 서서 라 회장 측근으로 평가받는다. 위 사장과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인물로 여겨지는 김 부사장이 신한카드 수장에 오를게 확실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기자와 만나 "신한은행장, 회장직에 관심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김 부사장은 주요 계열사 사장을 역임한 적 없어 회장 후보군에 속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업무 처리 역량, 뛰어난 조직 장악력으로 계열사 CEO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5월 정기 이사회에서 유임이 결정됐다. 임기는 오는 5월까지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김 부사장이 애초 은행장이나 신한카드 사장을 하고 싶어했다고 언급했다. 한 관계자는 “김 부사장의 목표는 회장이 아닌 은행장, 카드 사장”이라며 “신한지주 내에서 신한은행 다음으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신한카드 수장이 행장이 되면, 신한카드 사장을 맡아 점차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할 인물”이라고 전했다.

김 부사장은 라 전 회장의 라인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지만 대외적으로는 이에 대해 강하게 부정한 바 있다. 김 부사장은 기자에게 "신한그룹이 지금처럼 성장한 건 라인과 무관하다"며  "(신한사태 등 얘기를 끄집어내) 과거로 회귀하며 직원들을 편가르는 모습을 보면 가슴 아프다"고 언급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김 부사장이 임기를 만료하면 제주은행이나 신한금투 쪽으로 옮길 가능성도 언급 됐지만 김 부사장, 임영진 부사장, 위 사장 등 3명이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에 올랐던 만큼 김 부사장이 위 사장의 자리를 이어받을 것이란 목소리가 가장 높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임 부사장은 김 부사장보다 연배가 적어 밀릴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신한 내부에서 엇갈리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조직을 장악하는 인물, 소신을 굽히지 않는 성격으로 강직하다는 평을 얻는 반면, 라 회장 측근이라는 인식이 강해 ‘신한지주 사장’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신한지주에는 사장 자리가 없다.

김 부사장은 1977년 경북고, 1983년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1998년 신한은행 인사부 차장,오사카지점 차장을 거쳐 2002년 자금부 조사역을 지냈다. 2002년엔 동서초지점장, 2004년 풍납동지점장을 거쳐 2004년 인사부장을 역임했다. 2009년엔 신한은행 부행장, 2010년 신한데이타시스템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13년 5월부터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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