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 “다른 기업도 정보보안 강화해야”
배달앱 배달의민족이 고객정보 보안을 강화해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을 획득하면서 이용자들이 반색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필두로 다른 기업도 정보 보안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6일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주관하는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최종 획득했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11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의 실제조사를 받고 올해 2월 초에 최종적으로 ISMS 인증을 획득했다.
ISMS 인증은 기업이나 기관이 해킹 등 각종 공격에 고객 정보 등의 정보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종합 보안 인증 제도다. 심사 관문이 쉽지 않아 인증을 획득한 기업은 약 400곳에 불과하다. 온·오프라인연계 서비스인 O2O(Online to Offline) 푸드테크 분야에서 ISMS 인증을 획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오프라인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가져가다 보면 주소, 전화번호 등의 고객 개인정보를 사업자에게 제공하게 된다”며 “한 달에 1000만 건의 주문이 이뤄지는 배달의민족 특성상 수많은 고객정보를 더욱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 ISMS 인증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인증을 통해 고객과 신뢰를 높일 계획이다. 인증이라는 검증 자체가 안전성과 신뢰, 공신력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선 사용자들이 개인정보를 민감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보안 요구가 높다. 자발적으로 먼저 보안에 방점을 찍으면서 선두기업 이미지를 다지는 셈이다.
앞서 배달의민족은 올해 1월 고객 안심번호를 도입한 바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앞으로 고객 번호가 안심번호로 변환되는 것은 물론 개인정보도 모두 암호화 처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정보 보안 강화를 반겼다. 직장인 이아무개씨(30)는 “혼자 살아서 배달 음식을 시켜먹기가 꺼려졌다”며 “두 시간 안에 내 정보가 소멸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놓인다. 앱을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 사무총장은 “이용자 보호를 위한 사업자의 노력이 잘 이뤄진 사례”라며 “이런 것들이 다른 기업에도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정보보호 측면에서 가장 강력한 법을 가지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보유출이 가장 많은 나라기도 하다”며 “사업자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자율적으로 이런 노력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 사무총장은 정부도 이런 문화를 장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빠른 기술 변화에 따라 보안도 계속 바뀌기 때문에 정부가 정보보호 가이드라인에만 의존하면 안 된다”며 “당근과 채찍을 써서 보안을 잘하는 기업에 혜택을 주면서 보안 강화를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