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한 앱 홍수로 소비자들 되레 불편…이용률 저조한 앱 구조조정 나서

은행권이 비대면거래 확대를 위해 내놓고 있는 모바일뱅크 앱이 오히려 금융 고객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은행마다 비슷한 기능을 가진 앱을 계속 만들어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이 금융소비자 불편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마다 수많은 모바일 앱을 제공하다 보니 오히려 금융 고객이 쓰기에 복잡하고 불편한 인상을 심어줬다는 지적이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이제는 모바일 앱 통폐합에 앞다투어 나서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 KB국민, 우리, KEB하나은행, NH농협, IBK기업은행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사용하는 금융서비스 관련 앱은 은행마다 10여 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확인할 수 있는 6개 은행 모바일 앱은 108개에 달했다. 농협은행(25종), 신한은행(24종), 기업은행(18종), 국민은행(15종), 우리은행(14종), KEB하나은행(12종) 순이다.

하지만 모바일 앱 대부분은 사용빈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들은 이용 은행별로 주로 사용하는 스마트뱅킹 앱을 포함해 평균 3~4개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 기존 다른 앱들이 비슷한 기능을 가진 채 뒤섞여 있어 금융 고객 불편까지 낳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은행들은 이용자 활용도가 낮거나 기능이 중복되는 앱을 중심으로 '앱 통폐합'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이 내놓은 앱들로 인해 소비자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신한은행은 디지털전략본부에서 금융서비스 앱 관련 업무를 총괄하기로 했다. 부서마다 필요한 앱을 선별한다. 반기별로 모니터링을 실시해 앱 활성화와 비슷한 기능을 가진 앱을 통폐합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자산관리, 국민주택채권 등 전용으로만 써야 하는 앱이 있다"며 "이런 앱은 그냥 놔둘 계획이다. 모든 기능을 다 넣으면 번거로움이 커질 수 있다. 앱을 없애더라도 기능 유지가 가능한 앱들이 통폐합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우리은행은 올해 이용률이 저조하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앱에 대해 축소·조정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이미 모바일 앱 '흔들어적금', '흔들어예금'을 통폐합해 아이원(i-ONE)뱅크로 통합했다. 앱통장만들기, 원터치, IBK푸딩, IBK푸딩CEO, 등하원 알리미, IBK팝콘서비스, 아름다운은퇴 등 7종의 앱을 없앴다. 기업은행은 올해도 이용율이 낮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앱을 찾아 축소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앱 조정 계획이 없는 상태다. 무작정 앱 기능을 통합하면 한 앱 안에 기능이 많아져 금융소비자 불편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농협 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앱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있지만 한 기능만 따로 빼서 강화할 필요가 있는 앱도 필요하다"며 "다만 통합 서비스 앱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방안을 은행마다계속 강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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