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플래시 시장 20% 점유’ 도시바 지분 매각 입찰 참여
SK하이닉스가 일본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분 지분을 투자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D램 분야 뿐 아니라 약점으로 꼽혔던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도 삼성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3일 도시바가 메모리 사업 지분 매각을 위해 진행한 입찰에 제안서를 제출했다. 투자금은 2~3조 원으로 추정된다. 입찰엔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중국 반도체 굴기를 주도하는 칭화그룹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미국 원자력 사업에서 엄청난 손실을 낸 후 올해 3월까지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사업을 분사하고 신설회사의 지분 20%가량을 매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입찰은 그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다.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전 참여는 순전히 낸드플래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올해 낸드플래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고 이를 가장 빠르게 이룰 길을 찾은 것이 도시바 인수”라며 “다만 결정은 도시바의 몫이니 섣불리 판단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D램 시장은 일종의 5‧3‧2 법칙이 있었다. 삼성전자가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30%, 20% 가량 점유율에서 오르락내리락 하는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36% 점유율로 압도적 수준을 유지하고 SK하이닉스는 10%정도로 시장서 4위에 머물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인수에 성공하면 단숨에 삼성전자에 대적할만한 점유율을 갖게 된다.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약 20%다.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에 대규모 공장을 증설하는 등 낸드플래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힘써왔지만 이같은 전략은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SK하이닉스의 과감한 행보는 D램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 세계 최대 용량인 8GB(기가바이트) LPDDR4X 모바일 D램을 출시했다. 8GB 모바일 D램 탑재 스마트폰 모델들에 이 제품을 대량으로 공급할 계획인데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줄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도시바를 인수한다 하더라도 당장 삼성전자의 입지를 위협하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낸드 기술은 단순히 대량 생산을 하는 것을 넘어 기술적으로도 경쟁사들보다 상당히 앞서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