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아프리카산 원유 도입 늘려…사우디 의존도 13%

/사진=GS칼텍스

중국이 서아프리카 원유 도입을 늘려가며 중동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걸프만 국가 위주로 원유 감산이 이뤄진 만큼 서아프리카 원유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해졌다. 한국에서도 원유 도입선 다변화가 시급하단 주장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과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이 2월 들여오는 서아프리카산 원유는 일일 130만 배럴이다. 지난 1월보다 14% 늘었다. 이달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국가가 수입하는 서아프리카산 원유는 하루에 219만배럴로 2011년 8월 이후로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이 서아프리카산 원유 도입을 늘려가는 건 OPEC 감산으로 인해 걸프만 유가가 오른 탓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지난해 11월 30일 감산에 합의했다. 이어 12월에도 非OPEC 산유국도 감산에 합의하면서 유가가 상승세를 탔다. 특히 전세계 원유 생산량 중 사우디아라비아와 

 

중동 원유가 기준이 되는 건 두바이유다. 앙골라, 나이지리아 등 서아프리카가 생산하는 원유는 보니 경질유(Bonny Light)다. 이 원유는 북해산 원유인 브렌트유 선물가격과 현물거래 프리미엄이 반영된 금액으로 거래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렌트유와 두바이유 스프레드 차이는 지난해 5월 배럴당 4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이래 올해 2월 1.57달러로 떨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중동 국가가 감산을 이행하면서 두바이유 가격이 오른 만큼 브렌트유와 가격차가 줄어들었다. 그만큼 서아프리카산 원유 도입에도 가격경쟁력이 생긴 셈이다.

 

지난달 24일 중국 세관인 중국 해관 총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원유(Crude Oil)총 27억9273배럴을 수입했다. 중국은 러시아에서 14.5%,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3%, 앙골라에서 11.8%를 수입했다. 

 

2014년까지만 해도 중국의 원유 수입 의존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였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중국의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수입 의존도는 2014년 20%에 육박했다. 하지만 2015년 15.47%, 지난해엔 13%까지 줄였다. 중국은 러시아와 앙골라 수입 비중을 늘려가면서 원유 수입에 있어 중동 의존도를 점차적으로 줄여간 셈이다.  

 

반면 한국 정유사의 중동 의존도는 상당한 수준이다. 대한석유협회가 발간한 ‘지역별 원유수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원유 중 중동산은 85.9%에 이른다. 아프리카 비중은 2.76%다. 2014년 기준 5%에 비해 감소된 수치다. 

 

한국 정유사는 아프리카산 원유 도입을 꺼린다. 일단 운송 거리가 멀다. 또 심해에 유전이 집중돼 개발비용이 높은 이유도 있고 정치적 리스크도 많다. 대표적인 서아프리카 산유국인 앙골라나 리비아는 여전히 내전국가다. 유전이 공격받는 일도 허다해서다.

 

그러나 중동 일색 원유 도입선은 한국 경제가 중동 정치에 쉽게 흔들린다는 걸 의미한다. 최근 이란-미국 미사일 위기가 불거지며 중동 유가 상승 가능성도 올라가고 있다. 신상윤 에너지경제연구원 지역협력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원유 수입처를 분산시키는 것은 국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공급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중동지역을 넘어선 수입 대상국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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