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상승에 편승 배당주 펀드 수익률↑…"배당락 근접한 해외 배당주 매력적"
◇ 한물 간 배당주? 수익률은 ‘훨훨’
배당주 투자 열기가 식어가는 모양새다. 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배당주 펀드 설정액은 9조6298억원으로 한 달새 2546억원 유출됐다. 3개월전과 비교하면 4053억원이 순유출됐다. 이는 배당주 펀드와 비교할때 설정액 규모와 자산 성격이 비슷한 연금저축 펀드에 3개월동안 2406억원 자금이 유입된 것과는 비교되는 부분이다.
배당주 관련 자산은 지난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짙어졌을 때 큰 인기를 끌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 기준 금리 인상 등 굵직한 이슈들이 증시를 흔들었고 주식, 외환 등 자산 가격 변동이 심해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투자자들은 금이나 은과 같은 안전 자산 투자 비중을 늘렸고 배당주 투자도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말 글로벌 경제가 회복 움직임을 보이면서 안전 자산보다는 위험 자산 선호 현상이 짙어졌다. 미국 경제 회복을 바탕으로한 지난해 12월 미국 기준 금리 인상도 안전 자산보다는 위험 자산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특히 고금리, 고물가 등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배당주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 됐다.
배당주 투자 인기는 줄었지만 수익률은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주 펀드 설정액이 크게 줄어든 3개월 기준 배당주 펀드 평균 수익률은 3%로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2.5%), 해외 혼합형(1.4%), 해외채권형(-0.31%), 국내 채권형(-0.21%)을 뛰어넘었다. 국내 주식형(5.64%)만이 배당주 펀드 수익률을 앞섰다.
◇ 해외 배당 투자 전략은 여전히 매력적…"장·단기별 접근 방법 달리해야"
개별적 펀드로는 해외 특별자산 배당 펀드 수익률이 높았다. 미국 인프라 관련 주식에 투자해 일정 배당 수익을 추구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미국MLP분기배당특별자산자투자신탁(오일가스인프라-파생형)(A)’은 3개월 수익률이 17.59%로 나타났다. 비슷한 성격인 한화자산운용의 ‘한화분기배당형에너지인프라MLP특별자산자투자회사(인프라-재간접형) 종류A’도 3개월 17.38% 수익률을 냈다. KB자산운용의 ‘KB북미생산유전고배당특별자산투자신탁(인프라-재간접형) A 클래스’도 11.77% 수익률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이 같이 배당 투자 수익률이 높게 나온데는 관련 자산 가치가 오른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보통 배당관련 펀드는 배당 수익뿐만 아니라 해당 주식의 가치 상승 가능성도 따지는데 배당수익과 주가 상승으로 인한 수익을 동시에 취하기 위해서다. 미국·일본·유럽 등 글로벌 증시가 이 시기 크게 상승하면서 변동성이 낮은 배당주들도 덩달아 올하 해당 펀드 수익률도 크게 높아졌다. 실제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2.2%, 일본 니케이는 16.7%, 범유럽지수인 유로스톡스 50은 8.2% 상승했다.
해외 배당주 투자는 앞으로도 투자자 관심을 끌 전망이다. 6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톰슨로이터 IBES가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편입된 상장사를 대상으로 추정한 결과 올해 한국 배당 수익률 전망치는 1.88%로 25개 나라 중에서 22위였다. 반대로 포르투칼(4.62%), 이탈리아(4.48%), 호주(4.46%) 등 선진국과 러시아(4.93%), 대만(4.15%), 터키(3.53%) 등 신흥국 배당 수익률 예상치는 25개국 평균 3.1%보다 높게 나왔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위험 자산 투자가 배당 관련 투자보다는 상대적으로 기대 수익률이 더 높게 나오고 있다”며 “따라서 배당 투자를 할 때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구성하는 것이 현명하다. 단기적으로는 배당락일이 다가오는 해외 배당주에 투자하는 전략이 매력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