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CEO 선임 후 신기술 전략 봇물…올해 실적 회복하나
지난해 인수합병이 좌절돼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는 SK텔레콤(SKT)과 CJ헬로비전(CJHV)이 연초부터 실적 회복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인수합병 실패 후 최고경영자를 교체한 양사는 잇따라 새로운 서비스와 경영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2015년 말부터 인수합병(M&A)을 추진했으나, 지난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수합병을 불허하면서 회사 주요 전략에 타격을 입었다.
인수합병 불허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기업은 CJ헬로비전이다. CJ헬로비전은 3일 2016년 실적발표에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59.1% 하락한 429억원이라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대비 6.9%, 당기순이익은 64% 감소해 각각 1억1006억원, 21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미리 예상된 것이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알뜰폰과 케이블 영업 비수기인 겨울이 오면서 4분기 영업실적도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CJ헬로비전은 “2016년에 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이 불발되면서 전반적인 경영활동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CJ헬로비전은 3분기까지 영업과 마케팅, 연구개발(R&D) 비용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면서 시장과 소비자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을 회복하고자 CJ그룹은 변동식 전 CJ주식회사 사회공헌추진단장을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변 대표 취임 이후 경영정상화 노력으로 CJ헬로비전은 4분기 가입자 순증을 달성하는 등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남병수 CJ헬로비전 경영지원담당(CFO)은 “지난해 3분기 이후 추진한 경영정상화 노력이 가시적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2017년도에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수합병 심사 당시 CJ헬로비전 관계자는 “미디어 뿐 아니라 IoT(사물인터넷)에서 SK텔레콤 서비스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CJ헬로비전은 자체 서비스를 개발하고 출시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변동식 대표는 지난 10월 기자간담회에서 “인수합병만이 길은 아니다”라며 “자력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변 대표는 자체적으로 개발 중인 미디어커머스와 스마트홈 IoT 등 융합형 신규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시장에선 인수합병 실패의 충격과 자회사 비용손실로 인한 실적 부진의 영향을 지난해 연말 취임한 박정호 사장이 회복해주길 바라고 있다. 일단 자회사인 SK플래닛이 온라인 쇼핑몰인 11번가에 대한 마케팅 비용이 올해부터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비용에 대한 우려는 해소될 수 있다.
하지만 향후 도래할 5G 시대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지금보다 관련 업계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SK텔레콤으로서도 대안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앞서가는 융합 서비스로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전략기획실장은 “신임 CEO는 SK텔레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뉴 ICT(정보통신기술) 리더로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뉴 ICT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혁신기술이 융합되고 시장에서 새 서비스가 창출되는 개방형 공유 협력 시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