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 확대·고객 문턱 낮춰…모바일뱅크 통한 해외시장 공략
KB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저금리·저수익에 직면한 은행들이 자산관리 부문과 글로벌 시장을 강화해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은행권 최대 화두는 자산관리 역량 강화와 글로벌 시장 개척이다. 핀테크 강화도 자산관리와 글로벌 시장 개척에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은 지주와 은행, 증권을 통합하는 조직개편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했다. 특히 국민은행은 KB증권과 함께 금융과 부동산을 아우르는 종합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산관리에 필요한 전문가를 모아 'WM스타자문단'을 만들었다. 은행과 증권의 투자상품서비스(IPS)본부 산하에 투자 솔루션부를 신설해 각 부문 최고 전문가를 따로 선발하는 방식으로 WM스타자문단을 구성했다. WM스타자문단을 투자전략 및 포트폴리오 자산배분 전문가, 부동산 전문가, 세무사, 회계사, 변호사 등 대표 전문가 24명으로 구성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존에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자기 분야에서 한정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했다"며 "스타 자문단 전문가들은 팀 단위로 움직인다. 모든 분야 자산 관리 서비스를 유기적이고 효율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부동산투자 자문 서비스 강화에도 나선다. '부동산투자 자문센터'를 개설해 부동산전문가와 세무전문가가 수익이 날 수 있는 부동산 투자를 돕는다.
다른 은행들은 자산 관리 문턱을 낮춰 고객 확보와 조직 확대에 나섰다.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은 올해부터 금융자산 5000만원 이상 고객들을 대상으로 운영했던 자산관리를 3000만원 이상 고객으로 낮췄다. BNK부산은행도 1억원 이상 금융자산 고객을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5000만원 이상으로 확대 조치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WM추진부를 신설하고 해당 부서 인력 보강을 완료했다. IBK기업은행도 자산관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 9개의 WM·PB센터 소속 편제를 지역본부에서 개인고객그룹으로 변경해 자산관리 부문을 강화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6월 외환은행과 전산통합을 마무리하며 자산관리 사업 확대에 나섰다. 올해 조직개편으로 기존 PB사업본부와 연금사업본부를 'WM사업단'으로 통합했다. NH농협은행도 WM사업단과 퇴직연금부를 통합해 'WM연금부'를 확대 신설했다.
결국 시중은행들이 올해부터 예대마진에 의존한 수익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객들에게 자산관리 분야 접근 문턱을 낮추고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은행권 글로벌 시장 확대 정책도 자산관리처럼 강화된다. 특징은 지점 확대보다 모바일 뱅크 확대에 있다. 각 은행 모바일 뱅크는 핀테크 기술을 접목해 비대면 거래를 통해도 모든 은행거래가 가능하도록 설계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 글로벌 모바일뱅크 '리브KB 캄보디아'를 내놨다. 이를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을 넓히고 있다. 올해는 리브KB 미얀마, 리브KB 베트남 등을 선보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지점 하나를 만들기 위해선 시장 조사, 시설비, 인건비 등 지점 오픈에 필요한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간다"며 "모바일플랫폼이 지점 확대 한계를 보안할 것으로 본다.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리테일(소매금융) 시장 공략에 다른 시중은행도 나서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캄보디아나 미얀마, 베트남에 스마트폰 보급이 빨라지고 있다"며 "젊은 층을 공략해 KB금융 인지도를 높이면 지점 설립도 더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다음달 구글 번역기가 도입된 위비톡(우리은행 메신저 플랫폼) 자동번역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금융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멤버십 플랫폼을 내놓은 하나은행은 하나멤버스에 증강현실을 도입한 '하나머니 고(GO)'를 탑재하며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생활밀착형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국내 시장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고객 확보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모바일뱅크를 통한 해외진출과 더불어 각 은행은 기존 지점과 법인 설립 형태의 진출 방식도 함께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홍콩현지법인을 홍콩지점으로 전환했다. 홍콩법인 지점 전환 추진은 국민은행이 글로벌 사업 재정비 일환으로 지난 3년간 추진해 왔던 사업이다. 국민은행은 홍콩지점이 아시아 지역 확대를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인도에 영업 중인 켄나이 지점에 이어 올해 상반기 내에 뭄바이와 구르가온에 지점 두 곳을 추가 설립한다. IBK기업은행은 올해 해외 수익 비중을 20% 이상으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진출을 위한 현지 은행 M&A에 나설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전략의 차이는 일부 있을 수 있지만 모든 은행이 장기적으로 해외 시장에서 수익을 내려고 할 것"이라며 "그동안 해외진출에 부진했다. 하지만 핀테크 발전으로 모바일뱅크가 가능해졌다. 해외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