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적 목표치 상회…황창규 회장 업적인지는 논란

황창규 KT회장이 지난해 9월 하바드 대 경영대학원 특강에 연사로 나서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 지능형 통신망에 대해 강연하고 있는 모습. / 사진=KT

2016년 영업 흑자를 달성한 KT가 황창규 회장 연임이 사실 상 확정됨에 따라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CEO 리스크가 제거되면서 KT는 불안정성을 털어내고 올해 사업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신광석 KT 재무실장은 현 시점에서 향후 3년 경영의 방향성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도 “(황 회장 두 번째 임기는) 지난 3년 동안 기업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인프라 및 비용을 혁신하면서 핵심 사업을 발굴했던 경영전략의 연장선상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일 공개된 지난해 KT 실적은 목표치를 넘겼다. 2016년 매출은 227437억원, 영업이익은 14400억원이었다. 이는 모두 지난해 세운 목표치를 넘긴 성과이다. 특히 2015년 들어 흑자 전환하기 시작한 영업이익은 1년만에 11.4% 증가했다.

 

KT는 황 회장 선임 이후 기가브랜드 마케팅이 성공하고 단말기유통구조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으로 마케팅 비용이 줄면서 2016년 내내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런 실적 호조는 황 회장이 CEO추천위원회 심사를 받을 당시 버팀목이 됐다.

 

2015년 출시한 기가인터넷 가입자는 최근 250만을 넘기면서 200만 돌파 목표를 달성했다. 기가인터넷은 기존 메가비피에스(Mbps)급 초고속인터넷보다 10배 이상 빠른 기가급(Gbps) 속도를 낸다. 황 회장은 기가 시대를 열겠다며 기가인터넷, 기가IoT 등 기가 브랜드를 알리는 데 앞장 섰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기가인터넷으로 흡수되고 신규 가입자가 생기면서 기가 전략은 유선 서비스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유선 전화 매출이 전년보다 11.4% 감소하는 한편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11.4% 증가하면서 전체 유선 수익 하락세는 둔화됐다.

 

통신 결합상품 영향으로 IPTV 서비스 역시 기가인터넷 가입 확대로 인해 수혜를 봤다. IPTV 가입자는 49만명 증가해 700만명을 돌파했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KT는 올해 내로 IPTV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신 전무는 “1~2년 내에 무선 사업만큼 영업이익률 달성할 거라 전망한다중장기적인 가입자 질 개선과 비용 혁신으로 기존 유료방송사업자 대비 우수한 수익 창출 능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선 부문에서는 LTE 가입자가 전체 무선 서비스 가입자의 80%에 육박하면서 성장을 예측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요금이 낮은 세컨드 디바이스(Second device)IoT(사물인터넷), 선택약정할인 서비스 가입자 증가로 가입자 당 매출(ARPU)는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KT는 유선 부문에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가지고 ARPU보다 매출 신장에 주력하려 한다.

 

다만 예상대로 비용 부분에서 단통법 영향으로 단말기 보조금이 줄고 LTE 망이 안정화하면서 마케팅과 시설투자(CAPEX) 금액이 감소했다. 이런 흐름은 2017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KT는 특히 황 회장이 강조하던 4차 산업혁명 시대 융복합 사업을 활성화한다. 우선 포화상태인 무선서비스 시장 발굴을 위해 올해 상반기 내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 전국망을 구축하고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을 세웠다. NB-IoT는 저전력 광대역 IoT 통신망으로 지난해 구축된 LTE-M과 함께 KT 사물인터넷 사업을 이끌 서비스이다. 이밖에도 KT는 세계적인 자동차 사업자들과 협력으로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시장에 발판을 만들려 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실적, 특히 영업이익 성장세가 황 회장이 신사업을 발굴한 성과라기보다는 2015년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인건비 하락과 2014년 단통법 시행에 따른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20164분기 영업이익은 임금단체협상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에 따라 2015년 같은 기간보다 15.3% 하락했다.

 

KT 내부 관계자는 기가 인터넷이나 5G(5세대 이동통신) 등 신기술이나 새로운 서비스는 내부적으로 이전부터 개발한 것일 뿐 황 회장 성과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실적 성장은 황 회장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자회사를 매각하고 인력을 해고한 효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선 통신망 관리 등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도 황 회장 연임과 상관없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필요한 구조조정이라면 필요하겠지만 정권 실세 스캔들이나 CEO 교체로 인해 회사가 장기적인 전략을 지속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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