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1위 다툼 치열…서로 상반된 행보 보여
국내 PC 온라인게임 시장 1·2위를 다투는 리그오브레전드(LOL)와 오버워치가 최근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LOL은 e스포츠 흥행과 더불어 함박 웃음을, 오버워치는 핵 문제로 울상을 짓고 있는 모양새다.
PC방 점유율 분석기관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30일 기준 LOL이 27.71%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3주 연속 1위다. 오버워치는 24.23%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LOL과 오버워치는 그동안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했다. 그러다 최근 LOL이 오버워치를 따돌리고 그 격차를 점차 벌려나가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의 가장 큰 원인으로 오버워치 ‘핵’문제를 꼽는다. 게임핵이란 게임 내 기능을 불법으로 조작하는 일종의 비인가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현재 오버워치에서는 적을 자동 조준하는 ‘에임핵’이 주로 쓰이고 있다. 에임핵은 상대의 체력게이지 이미지를 추적하거나 플레이 중인 게임 데이터를 빼돌려 자동으로 조준하는 방식이다. 이를 이용해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도 프로게이머에 가까운 수준의 실력을 발휘하는 것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상대 이용자의 PC에 강제로 대량의 패킷을 전송해 네트워크 부담을 가중시켜 게임이 끊기게 만드는 등 정상적인 플레이를 방해하는 누킹핵도 등장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버워치 유저도 덩달아 감소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LOL에 1위 자리를 내준 가장 큰 이유도 게임핵 때문이란 분석이다.
게임핵과 관련해 블리자드의 안일한 대처도 한 몫 했다. 핵 유저 신고가 급증함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대응은 서비스 시작 석달후인 지난해 10월에 들어서야 시작됐다. 하지만 신고 등으로 인한 적발 건수에 비해 핵 유저 수는 더욱 빠르게 증가했다. 그로 인해 게임에 재미를 잃고 오버워치를 그만 두는 유저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블리자드도 주기적으로 진행하던 핵 사용자 계정 차단(영구정지) 조치 빈도를 늘려가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말에 이르러서는 1주일만에 무려 1만명이 넘는 핵 유저가 차단됐다. 그러나 해킹 프로그램 사용을 근본적으로 차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저들의 이탈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 개최된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십’은 전세계 3600만명 시청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2000만명 수준인 미국 프로농구(NBA) 결승전과 미국 프로야구(MLB)월드시리즈 평균 시청자수를 넘어선 수치다.
최근 PC방 점유율 상승도 지난 1월 개막한 ‘2017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롤챔스는 LOL 개발사 라이엇 게임즈가 주최하고 게임 방송사인 OGN, SPOTV GAMES가 주관하는 한국의 LOL 대회다. 국내에선 LOL과 롤챔스에 대한 유저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롤챔스 기간에는 LOL 점유율도 덩달아 올라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롤챔스가 끝나는 오는 4월까지 LOL PC방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특히 명경기가 나올 경우, 점유율은 가파르게 솟아오를 전망이다. 지난 롤챔스와 롤드컵에서도 명경기가 나올때마다 LOL 점유율이 상승한 바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무서운 기세로 점유율이 상승하던 오버워치가 핵 문제를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과거 LOL도 핵 문제로 인해 점유율이 크게 감소한 적이 있다. 이번 핵 문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향후에도 점유율 회복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