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자동차·전자·건설은 소폭 늘듯

대우조선해양 도크에서 선박이 건조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한국 수출을 떠받치고 있는 주력 제조업종의 상반기 일자리 수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기계・전자・섬유・철강・반도체・자동차・디스플레이・건설・금융과 보험 업종은 지난해 상반기 고용 수준을 유지하며, 조선 업종은 일자리가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이들 8개 수출 주력 제조업종은 한국 전체 수출액의 63.2%를 차지한다.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31일 기계, 전자, 조선, 자동차 등 국내 8개 수출 주력 제조업종과 건설, 금융보험업에 대해 올해 상반기 일자리 전망(고용보험 피보험자 및 직종별 사업체노동력조사, 경제활동인구조사 기준)을 발표했다. 

조선업의 상반기 고용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0%(2만7000명) 감소할 예정이다. 세계경기둔화, 선박공급과잉, 유가약세 탓에 조선업의 침체는 상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수주 급감으로 인한 수출 감소와 대규모 구조조정 때문에 상반기에도 고용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선제적 구조조정에 돌입한 철강산업의 경우 올해 상반기 고용이 지난해보다 0.7%(1000명) 줄어들 전망이다. 수요산업 불황,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규제 심화, 온실가스 배출 규제 등의 악재가 예측되나, 중국 내 생산 감소,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가격 인상으로 상반기 호조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 구조조정 차원에서 진행될 설비가동률 축소 등의 영향 탓에 고용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소폭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마찬가지로 선제적 구조조정 대상인 건설 분야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보다 일자리가 0.9%(1만7000명) 증가한다. 상반기 사회기반시설(SOC) 예산 감소와 주거용 건축물의 과잉공급 해소 지연 탓에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모두에서 수주액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건설투자가 증가세를 이끌어 고용 수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자동차 업종 일자리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000명) 증가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내수판매의 감소폭이 수출증가율보다 클 전망이다. 이 때문에 자동차 상반기 생산은 감소할 예정이다.

기계 분야 일자리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0.7%(5000명)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대외 설비투자 수요 증가로 기계산업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세계적 보호무역주의가 이를 상쇄시킬 전망이다. 중국의 자국 기업 육성 정책, 일본 제품과의 경쟁 심화, 브렉시트 가결 후 유럽의 자국 우선주의 정서 확산, 미국의 금리인상과 세일오일 생산 증가 등도 고용 증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고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 분야의 경우 세계 전자시장이 소폭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여 고용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문다. 이에 따라 상반기 고용규모는 0.8%(5000명) 증가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신시장 창출 지연, 전세계적 경기침체, 교역 둔화 탓에 세계 전자시장이 저성장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한다. 다만 전기자동차 수요 증가, 차기 스마트폰 모델 출시, SSD 채택률 증가 덕분에 프리미엄급 제품 위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고용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섬유산업 일자리는 전년 상반기에 비해 소폭(0.3%) 감소한다. 중국 등으로부터의 역수입 증가, 저가 섬유 소재 수요 증가, 해외직구 등 수입 창구 다양화와 접근 용이성 등의 요인으로 섬유 수입이 전년대비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도체 분야 일자리는 0.8%(1000명) 증가해 지난해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년도 수요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더불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안정세 지속과 정보통신(IT) 기기 당 탑재 용량 증가 덕분에 반도체 업종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NAND 관련 수요 증가에 따른 수급개선을 통한 매출도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하면서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견제하는 것도 국내 반도체 시장에 다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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