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택시장 호실적 해외부문서 깎아 먹어…저유가로 인한 수주난·공기지연 작용

 

지난해 건설사 매출액, 영업손익 현황 / 자료= 각 사

지난해 건설사들이 해외 부문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저유가 장기화로 인한 낮은 수주실적, 공기지연 등으로 인한 추가 비용발생이 원인이다. 주택시장 호황으로 인한 국내 부문 실적개선과 엇갈리는 '양극화' 현상이 발생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8조7445억원, 영업이익 1조527억원, 당기순이익 650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된다. 매출은 전년 대비 2.0%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7%, 11.4% 증가했다. 아울러 현대건설의 영업이익 1조 클럽 달성은 건설업계에선 처음이다.

부동산 경기 호황이 현대건설의 실적개선에 주요하게 작용했다. 현대건설 측도 영업이익 1조 달성의 이유로 ‘부동산 경기 호조’를 들었다. 

다만 해외 부문이 실적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해외현장에서 1000억원(UAE 미르파 발전 600억원, 싱가포르 토목 2건 400억원 등) 가량의 추가 원가가 발생했다. 해외 사업장의 악재가 현대건설의 추가 실적개선을 막았다. 

GS건설 역시 해외 부문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GS건설은 매출 11조360억원, 영업이익 1430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4.4%, 17.2% 증가했다. 다만 해외 부문은 같은 기간 매출액이 18.7% 역성장했다. 아울러 해외 부문 매출총이익률은 지난 2015년 1.6%에서 지난해 –4.9%로 적자전환 됐다. 해외 부문 수익성이 악화된 대목이다.

 

대림산업도 해외 부문 악재로 다소 낮은 실적개선폭을 보였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2조5791억원, 67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4%, 6.4%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58%, 56.4% 상승한 것과 대조된다. 사우디아라비아 현지법인(DSA)이 지난해 영업손실 371억원을 기록하는 등 해외 부문 부진이 원인이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목표치에 미치지 못한 해외수주와 건자재 공급차질, 국내토목·플랜트 사업의 원가율 증가 등으로 매출이 하락했다”며 “해외현장에서 발생한 공사지체보상금, 충당금 등도 실적에 부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한 삼성엔지니어링도 해외 부문 실적이 부진했다. 이 회사의 실적을 4분기로 한정 시 영업손실 133억원을 기록했다. 해외건설 프로젝트(사우디아라비아 얀부3 발전프로젝트) 계약해지에 따른 비용이 영향을 줬다. 해당 프로젝트는 계약금만 지난 2012년 매출액의 19.9%에 해당하는 대형 공사였다.

포스코건설은 해외 부문 부진이 전체 실적을 악화시켰다. 포스코가 발간한 ‘2017 포스코 기업설명회’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7조4820억원, 영업손실 6255억원, 순손실 1조403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4.18% 하락, 영업이익은 적자전환, 순손실 폭은 더 커졌다. 

해외 프로젝트 공사지연 등의 문제가 실적부진으로 이어졌다. 특히 브라질 CSP 제철소 프로젝트 공사지연 여파가 컸다. 해당 프로젝트는 노조의 파업 등으로 자재수급 어려움, 공기지연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회사 측에 대규모 손실을 입혔다고 포스코 건설 관계자는 설명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발주처에게 받을 유보금 문제, 노조 등 현지상황 등으로 공사가 지연됐다. 해당 비용을 어떻게 처리할지 발주처와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해당 손실을 지난해 선반영했다”고 말했다. 

건설사의 부진한 해외 부문 실적이 업황악화는 물론 경영전략 차원의 일환이라는 목소리가 있다. 건설사들은 해외 부문 손실이 예상될 경우 대손충당금을 설정한다. 이는 단기적으로 실적부진을 부르지만, 손실을 미리 반영해 미래 실적개선의 일환이 될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외 부문 손실을 언제 털고 가느냐에 따른 각사 나름의 계획과 전략에 따라 (건설사의 지난해 해외 부문) 실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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