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극장 등 다각화 나서며 본업 부진에 고심…판도라·더킹 흥행으로 안도
NEW가 사업다각화를 목전에 두고 한숨을 돌렸다. 판도라와 더킹 두 편의 영화 덕택이다. 본업인 영화배급시장서의 실적 반등은 NEW의 정유년 엔진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NEW가 멀티플렉스 극장과 드라마 제작 등 비(非)배급분야서 몸집불리기를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그간 본업 부진을 이유로 NEW의 다각화를 우려해왔던 업계 안팎에서도 시각을 달리할 가능성이 커졌다.
31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투자배급사 NEW가 1월 18일 내놓은 영화 더킹의 누적관객이 426만명을 넘어섰다. 누적매출액은 351억원이다. NEW 측은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고 밝히기도 했다. 더킹 제작비는 135억원 안팎이다. 아직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최종성적은 지금보다 훨씬 나아질 가능성이 크다.
앞서 NEW가 지난달 7일 내놓은 영화 판도라도 458만 관객을 동원했다. 손익분기점을 소폭 상회한 수치다. 그간 본업인 영화투자배급 시장서 부진했던 NEW로서는 연말연초의 연이은 흥행에 한숨 돌리게 됐다.
NEW의 지난해 배급시장 성적은 부진했다. 유일한 1000만 관객동원 영화 부산행을 배급했지만 판도라 개봉 전까지 배급사별 관객점유율 순위가 6위에 그쳤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산행 흥행마저 없었더라면 정말 초라한 수준의 라인업이었다는 의미”라며 “강력한 라인업의 지속성 관점에서 경쟁사 대비 약세를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러니한 건 이 와중에 NEW가 비배급분야로 몸집을 계속해서 불리고 있었다는 대목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드라마다.
지난해 3월 NEW는 공동제작한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드라마 시장에 상륙했다. NEW는 첫 작품의 대성공에 힘입어 같은 해 9월 콘텐츠 제작법인 스튜디오&NEW도 설립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 전반으로 움직임을 넓히겠다는 복안을 대내외에 선보였다는 평가가 잇달았다.
이와 관련해 당시 기자와 통화했던 NEW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사가 아닌 콘텐츠 제작법인이다. 영화, 드라마 구분하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들을 제작할 것”이라며 “2017년 하반기 ‘동네변호사 조들호 2’를 내놓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었다.
다각화 행보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NEW는 서울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 판매동 11~14층 토지와 건물에 대한 자산을 300억원에 양수했다. 양수한 4개층에는 2007년 11월에 개장한 CGV신도림 위탁점 10개관이 운영 중이었다. NEW가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가 3등분 중인 극장사업에 도전장을 낸 셈이다.
도전장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인 올해 5월, NEW는 6개관 790석 규모를 갖춘 경주 보문점을 시작으로 멀티플렉스 극장 씨네스테이션Q를 개장한다. 일단 구미, 충주연수, 목포, 경기 진접 등 지방 거점에서 시작해 2018년 CGV가 있던 신도림까지 점진적으로 수도권에 상륙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지난해 6월 김우택 NEW 총괄대표는 “미디어 콘텐츠와의 유기적인 교류를 통해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차원”이라고 극장 사업 진출 의미를 밝혔었다.
NEW가 가보지 않은 새 길로 들어선 데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판도라가 개봉하기 직전 김현용 연구원은 “NEW는 기업규모나 이익규모에 비해 상당히 많은 자원이 투입되는 여러 방면의 비즈니스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업황이 좋을 때는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본업 라인업이 약한 것이 눈에 띄고 외부 경쟁 환경 또한 나빠지는 상황에서는 문제가 된다”며 우려를 표했었다.
한 영화제작자는 “배급사별 성적에 몰입하기보다 사업을 다각화해서 매출창구를 다양화하려는 게 NEW의 목적으로 보인다. 당장 수익을 못 내더라도 덩치를 키워 엔터테인먼트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제작자도 “영화가 메인이라 영화에서 성과를 내긴 해야 할 것”이라고 전제를 남겨뒀다.
업계 안팎에서는 NEW가 올해 추진 중인 사업다각화의 동력을 얻기 위해서라도 배급시장서 일정한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공통된 논리를 내놓은 셈이다. 판도라와 더킹의 흥행이 NEW 입장에서는 단순한 콘텐츠 흥행을 넘어 대형 사업 호재가 될 수 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때문에 업계서는 올해 남은 블록버스터도 NEW의 사업 다각화와 맞물려 그 효과를 가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더킹 이후 NEW가 내놓은 100억원대 블록버스터는 정우성, 곽도원이 주연을 맡고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이 연출한 ‘강철비’다. 이 영화의 예상 개봉시기는 3분기다. 이 시기에 NEW는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2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