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자금 넘치니 설 맞아 예금 유치보다 홍보에 주력

민족 대명절인 설을 앞두고 25일 오전 부산은행이 부산역 광장에 이동점포를 설치해 시민들에게 신권 교환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은행에서 설 특수를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매년 명절이면 등장하던 예·적금 특판은 저금리 장기화로 사라진지 오래다. 이번 설에도 특판 예금을 판매하는 곳은 KEB하나은행이 유일하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18일 한시적으로 특판 예금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총 판매한도는 1조원으로 적다. 적용금리는 1년 만기가 최고 연 1.7%, 1년 6개월 만기는 연 1.8%다. 개인당 최저가입금액은 1000만원이다. 인터넷뱅킹 및 1Q뱅크(스마트폰뱅킹)에서도 1년제 e-플러스 정기예금을 최고 1.7%로 가입할 수 있다. 특판 아닌 정기예금 금리는 연 1.5% 수준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실질적인 금리 혜택을 드리기 위해 특판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다른 시중은행들은 굳이 설, 추석 등 명절마다 특판을 내놓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안그래도 금리가 낮은데 특판까지 내놔 예금금리를 높여버리면 이를 운용하는 자금이 더 든다"며 "굳이 지금 수신 고객을 늘릴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설을 앞두고 금융기관 창구마다 세뱃돈으로 사용할 신권을 교환하려는 고객들의 쏠림 현상도 사라졌다. 은행권에 따르면 "1인당 교환한도를 묻거나 언제부터 신권을 교환해주냐는 등의 문의가 거의 없어졌다"고 전했다.

설마다 되풀이되던 신권 교환 문화가 바뀌는 데 대해선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화폐 제작 비용은 지난 한해동안 15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증가 추세다. 지폐 제조비와 종이·잉크 외에 홀로그램 등 각종 위·변조 방지장치 비용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특판 대신 편의 제공…홍보효과 노려

대신 시중은행들은 설 명절에 직접 고객을 방문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홍보 효과를 높이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대부분 은행들은 고속도로 휴게소에 이동점포를 설치하고 신권 교환, 예금상담, 통장정리 등 간단한 업무를 처리한다.  

우리은행은 26~27일 영동고속도로(강릉방향) 여주휴게소에 이동점포를 설치한다. / 사진=우리은행

신한은행은 26일부터 이틀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해안고속도로 화성휴게서(하행선)에서 이동점포 '뱅버드'를 운영한다. 우리은행은 26~2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영동고속도로(강릉 방향)여주휴게소에 이동점포를 설치한다.

KEB하나은행은 26일부터 2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경부선 하행방향 서울 만남의 광장에서 이동점포를 운영한다. KB국민은행은 26일부터 2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경부고속도로 기흥 휴게소(하행선)와 KTX광명역 1번 게이트에서 이동점포인 KB찾아가는 브랜치를 운영한다. NH농협은행도 26일 오전 9시~오후 4시 경부고속도로(부산 방향) 망향 휴게소 등에 이동점포를 설치한다.

 

 

◇ 외국인 고객 잡으려 '홍바오' 만들기도

설 연휴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나 본국을 찾는 이들도 많다. 우리은행은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홍바오(紅包·명절이나 경사 등에 돈을 넣어 주는 봉투)를 만들어 외환송금센터, FDI센터, 글로벌데스크 등 주요 영업점에 배포했다.

신한은행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금액별로 위안화 환율우대를 진행한다. 농협은행은 설 연휴를 포함해 내달 말까지 환전, 송금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해외송금 고객은 통화 구분 없이 기본 50% 우대 환율을 적용한다.

KEB하나은행은 오는 22일과 29일에 외국인 근로자 설맞이 행사를 진행한다. 전국 16개 영업점에서 외국인 손님을 대상으로 사은품과 다과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도 내달 5일까지 외국인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한다. 에버랜드와 캐리비안베이를 이용할 경우 자유이용권의 50~52%를 할인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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