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이석채 회장 선례 되풀이될까 관심…임기 지킬 의지 강하다는 분석도

황창규 KT회장이 2일 광화문 KT 스퀘어에서 열린  ‘KT그룹 신년 결의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는 모습 / 사진=KT

26일 황창규 KT회장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대선 후 황 회장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는 한국통신이라는 공기업에서 출발한 뒤 현재는 민영화된 상태지만 최고경영자(CEO) 자리는 정권에 따라 부침을 겪어왔다.

 

이런 연유 탓에 관련 업계와 야권을 중심으로 황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대선 후 임기를 지킬 수 있을 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 이동통신사 고위 관계자는 황 회장이 KT 상황을 모를 리 없을 텐데 어떻게 연임을 하기로 결심했는지 모르겠다아마 새 정부가 출범하면 결단을 내리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지난 4일 임시 이사회가 CEO추천위원회를 구성한 지 이틀만인 6일 연임의사를 밝혔다. 업계에선 이전부터 황 회장이 연임 의사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었다. 게다가 당장 회장 후보 경쟁자가 없어 연임은 기정사실화 됐다.

 

그러나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을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다 특검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3개월여뒤인 4월말이나 5월초 ​조기 대선이 당연시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황 회장이 새 정부 출범 시 용퇴를 결정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이명박 정부에서 KT 수장에 올랐던 전임 이석채 회장은 연임후 임기가 남은 상태에서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사실상 자리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다.

 

반면 황 회장이 임기를 이어가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동수 전 마케팅 전무가 KT에 낙하산으로 근무하게 된 과정에서 청와대 비선실세가 관여한데다 정권실세 측근인 차은택 씨 관련 기업에 55억 광고를 집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황 회장은 위기를 맞았다.

 

당시 KT 내부 관계자는 정권 실세 개입설로 인해 황 회장 연임이 실패할 것으로 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동수 전무가 KT를 떠나고 KT2017 조직개편을 통해 정권실세 관련 인사들을 정리하면서 일각에선 황 회장이 연임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KT는 황 회장이 연임의사를 밝힌 열흘 후 2017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황 회장이 평창 올림픽을 5G 올림픽으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평창 동계올림픽은 내년이라면서 그때까지 자리를 지키지 않고 물러난다면 그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5G 사업도 붕 뜨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