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회복세에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75···소비 심리 개선이 관건

국내 기업이 느끼는 체감 경기가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지난달보다 상승했다. 수출이 올해들어 회복되고 있는 점이 체감 경기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내수 부진,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 탓에 여전히 기업 체감 경기는 장기 평균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 수출 살아나니 경기회복 기대감 높아져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BSI)’에 따르면 제조업 1월 업황BSI는 75로 지난해 12월 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비제조업 업황 BSI는 74로 지난달과 동일했지만 계절적 특성을 고려한 계절 조정치로는 2포인트 증가했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나타낸 지표로 이 지수가 100 이하인 경우에는 경기를 좋지 않게 보는 기업이 긍정적으로 보는 업체보다 많음을 나타낸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체감 경기가 나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제조업에서 대기업 1월 업황BSI는 82로 전월 80보다 2포인트 많아졌다. 이는 2015년 4월(86) 이후 1년9개월만에 최대치다. 중소기업 업황BSI 역시 지난달 62에서 4포인트 상승한 66을 기록했다. 지난달에 집계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1월 BSI 전망치가 각각 79, 60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만큼 업황이 나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출·내수기업 분류 방식으로도 업황BSI가 지난달보다 개선됐다. 1월 수출기업 업황BSI는 80으로 지난해 12월 76보다 4포인트 높아졌다. 1월 수출기업 업황BSI도 2015년 4월(80)이후 가장 높았다. 내수기업 업황BSI는 72로 지난달 70보다 2포인트 높아졌다. 이번달 실제 집계된 수출 내수기업 업황BSI 역시 지난달에 집계한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1월 BSI 전망치보다 각각 4포인트, 5포인트 높았다.

이 같은 기업 심리는 최근 무역 상황이 회복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출금액지수는 122.68로 전년 동기보다 8.1% 증가했다. 지난해 11월(118.98)과 비교해도 3.1% 상승했다. 수출물량지수 역시 145.72로 1년 전보다 3.0% 상승하면서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 기업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전자 화학 등 주력 산업에서 전반적으로 흐름이 좋아지고 있다”며 “해운 조선 등 구조조정 관련된 업종을 제외하면 앞으로도 국내 주력 산업이 나름대로 선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개선세 지속할까···내수 회복이 관건

수출 회복세에 다음 달 업황BSI 전망치도 높아졌다. 2월 제조업 업황BSI 전망치는 76으로 1월 업황BSI보다 1포인트 높다. 세부적으로 대기업의 2월 업황 전망 BSI는 82로 1월(82)과 같았다. 중소기업이 예상하는 2월 업황 BSI는 67로 1월(66)보다 1포인트 높았다. 수출기업 2월 전망 BSI는 81로 1월(80) 대비 1포인트 올랐고 내수기업도 이번 달(72)보다 1포인트 높아졌다. 비제조업 2월 업황 전망 BSI는 73로올해 1월(74)보다 1포인트 낮았다.

기업의 경기 전망은 다소 긍정적으로 변했지만 여전히 전체 체감 경기는 부정적인 상황이다. 계절 조정 제조업 업황BSI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1월에도 장기평균 업황BSI인 80을 넘지 못했다. 1월 계절조정 제조업BSI가 77로 나타났지만 장기 평균치와는 3포인트 차이가 난다. 장기평균 업황BSI는 2003년부터 2016년까지의 업황BSI 평균치로 체감 경기가 크게 위축됐다는 것을 수 있다. 1월 비제조업 계절조정 업황 BSI도 장기 평균을 넘어서지 못했다.

기업들이 여전히 경기가 좋지 못하다고 보는 이유에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에서 제조업과 비제조업 기업들은 모두 내수부진과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가장 큰 경영 애로 사항으로 꼽았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경쟁심화와 수출부진 답변 비중은 하락한 반면, 불확실한 경제상황과 내수부진을 선택한 기업의 비중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내수는 가계 소비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위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2017년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3으로 지난해 12월보다 0.8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석달 연속 내림세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75.0)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와 국책 기관들도 내수 부문은 부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10일 발표한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에서 소비 등 내수 회복세가 둔화되며 경기회복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경제동향 1월호’에서 대내외 불확실성 탓에 소비자심리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함에 따라 향후 민간소비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며 경기가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가 회복되고 기업 심리가 향후 더 회복되기 위해선 민간 소비부터 회복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월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현재 한국 경제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주요 파트는 민간 소비다. 따라서 소비 심리를 회복 시키는 것이 한국 경제의 중요한 과제라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1월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기업 심리가 지속해서 회복되기 위해선 내수 부진 등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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