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통 에너지산업 회생에 방점…국내 유정용 강관 업계도 수혜 가능성

전통 에너지 분야가 트럼프 시대에 걸맞은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존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비판하면서 전통 화석연료 사용량을 늘리겠다고 공언해왔다. 나아가 셰일 오일을 통해 미국 에너지 독립을 이루겠다는 포부도 밝힌 상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선 전통 에너지주, 유정용 강관 등 에너지 인프라주가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미국 에너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직접 투자도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급 과잉으로 인해 국제 유가 상승 제한 가능성이 있다며 직접적인 원유 투자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 트럼프 전통 에너지에 힘 싣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유, 천연가스 등 전통 에너지 육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20일(현지 시각) 미국 백악관은 홈페이지 상에 트럼프 취임과 함께 에너지·외교·고용·국방·법 질서·무역협상 6대 국정 기조를 발표했다. 이 중에서 트럼프 정부는 에너지 정책을 가장 윗단에 두며 다른 정책과에 비해 무게감을 더했다.

트럼프 정부 에너지 정책의 핵심은 에너지 독립에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공개한 국정 기조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에너지 사용 비용을 낮추고 미국 자원 이용을 극대화해 외국 석유에 대한 의존으로부터 자유롭게하는 것이 에너지 정책의 목적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미국 에너지 안보뿐만 아니라 근로자 소득과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는 우선 에너지 산업에 대한 규제 철폐를 내세웠다. 트럼프 정부는 전통 에너지 산업이 친환경을 위한 부담스러운 규제로 인해 뒤로 물러섰다며 규제 철폐시 향후 7년간 임금을 300억달러 이상 인상하는 효과가 나올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이에 지난 2015년 체결된 ‘파리기후변화 협정’ 탈퇴, 2012년 오바마 행정부가 도입한 ‘기후행동계획(CAP)’과 수질 오염 방지 규제 폐지 등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규제 폐지와 함께 생산량 증대도 예상된다. 특히 셰일오일 생산이 늘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경선 과정에서 “개발되지 않은 셰일오일과 천연가스 자원이 50조달러에 이른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트럼프는 유세 때마다 정유·화학 등 전통 에너지산업의 규제를 풀고 셰일오일 등 화석연료 생산을 늘리겠다고 공언해 왔다.

◇ 에너지 관련주, 미국 ETF 투자가 적격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 전통 에너지 관련 인프라 투자가 유망할 전망이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이 40년이 넘는 기간동안 원유에 대해 금수조치를 한 까닭에 미국은 원유 수출에 대한 인프라가 좋지 못한 상황이다. 텍사스주, 루이지애나주에 위치한 대부분 항구는 대형 유조선이 접안할 수 없다”며 “트럼프 차기 행정부는 오바마 정부에서 좌초된 키스톤 파이프라인 건설을 재승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석유 수송 인프라에 우호적인 입장이다”고 밝혔다.

국내에선 유정용 강관을 생산하는 세아제강, 관이음쇠를 제조·판매하는 성광벤드 등이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세아제강은 지난해 11월말 미국 현지 강관 업체를 인수하며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기도 했다. 성광벤드는 전체 수출에서 미국 비중이 25%에 이른다. 다만 세아제강은 주가가 이미 많이 오른 상태이고 성광벤드는 아직 수주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점은 부정적인 요소다.

미국에 화학 공장을 짓고 있는 롯데케미칼도 수혜주로 분류된다. 롯데케미칼은 셰일가스에서 원료를 추출해 제품을 만드는 에탄크래커(ECC)가 내년에 준공된다. 미국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된다면 이익을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재무적인 부담이 지속되고 있고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한 수익성 여부도 아직 불투명한 상태인 점은 롯데케미칼 투자시 유의해야하는 부분이다.

국내 주식 외에도 미국 에너지 관련 미국 ETF에 직접 투자하는 것도 투자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 국내 회사 투자는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라는 변수에 휘둘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어 조심해야한다”며 “미국에 상장된 주식이나 ETF에 투자할 시 달러에 투자하는 효과도 있어 강달러 현상이 지속 될 경우 환산 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유가 상승에 직접적으로 투자하는 ETF 등은 원유 가격 변동성 탓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에너지 관련 ETF로는 대표적으로 Energy Select Sector SPDR ETF(XLE)가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전통 에너지 산업을 살리기로 하면서 관련 에너지 업종 투자가 각광받고 있다. / 사진=뉴스1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