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 신기술 확보 나서… 병원 안내부터 수술중계까지 척척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새로운 기술에 의료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병원은 국내 업체와 협약(MOU)을 맺거나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적극적으로 의료 AI, VR 시대에 앞장서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인공지능 및 가상현실 기반 건강관리기술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인공지능 전문 업체 셀바스, 가상현실 업체 에프앤아이와 함께 연구를 이어가겠다는 의도다.
기술이 개발되면 치료 범위는 넓어진다. 가상현실을 응용해 인지행동치료를 연구하거나 음성지능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또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이용해 심리평가 결과자료 분석, 의료용 가상현실 치료 프로그램 개발 등도 가능해진다. 이밖에도 가톨릭대 성모병원은 인공지능 진단 보조시스템 앱을 개발 중이다. 서울 아산병원도 의료영상로봇연구실을 개설했다.
인공지능 시장은 성장세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인공지능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20년 256억원이다. 2015년 17억원에서 239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가상현실 기술 또한 주목받고 있다. 플랫폼(Platform)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트랙티카 조사에 따르면 가상현실 기술과 콘텐츠 규모는 2020년 218억 달러(약 25조 3534억원)에 이른다. 이미 CT(컴퓨터단층촬영)와 MRI(자기공명영상)를 3차원으로 만드는 기술은 전세계에 자리잡았다.
22일 삼성서울병원은 주요시설을 둘러볼 수 있는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VR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병원이 가상현실 앱을 제작해 스마트폰 앱 시장에 등록한 것은 처음이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VR앱은 가상현실 체험 앱이다. 병원 전경 및 주요시설을 가상현실 기기를 통해 360도로 볼 수 있다. 환자가 주로 다니는 병원 동선이 기반이다.
실시간 수술 중계에도 가상현실이 활용된다. 충북대 의학연구정보센터는 가상현실 기술로 수술 시연을 중계했다. 수술은 인터넷 방송국 라이브투닷컴으로 90분 동안 생중계됐다. 홍콩에 있는 사람들과 의사소통도 가능했다.
의료 업계는 인공지능, 가상현실로 맞춤형 진단과 정밀 치료를 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개인맞춤형 진료는 품질과 비용,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다. 또 질병을 조기발견해 완치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러나 국내 인프라 구축은 아직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료기술이나 장비를 지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쌓였던 의료 자료들을 표준화하기 위해서는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박진아 한국미래기술연구원은 “현재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시장은 하드웨어(Hardware) 중심이다. 기계를 통해 기술이 구현되는 형태”라며 ”그러나 다수 업체들은 2018년 가상현실 콘텐츠를 활용하는 분야 자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의료분야에서 신기술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시장 투자를 강화하고 관련 규정 및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며 “의료기기나 기술의 허가심사 방안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