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9043억 '어닝 서프라이즈'…삼성 반도체와 유사한 행보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회장이 4일(현지시간)미국 라스베가스 CES에서 2017년 사업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LG디스플레이

LG가 반도체 사업이 없어 쓰린 속을 디스플레이가 달래줬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는데 실적 비결 등 내용면에서 삼성 반도체와 유사한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9043억 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이로서 LG디스플레이는 19분기 흑자행진을 이어가며 4년 연속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의 이번 실적은 전년 동기(606억 원) 대비 무려 1392%나 증가한 수치다. 한때 패널 가격 하락으로 다소 실적이 주춤했었지만 이번 실적으로 불황이 완전히 종식됐음을 선언했다.

LG에게 디스플레이는 삼성의 반도체와 같은 존재다. 다른 계열사 및 사업부가 경기 영향으로 흔들릴 때도 묵묵히 실적을 떠 받쳐 주고 있다. 특히 LG전자가 영업적자를 기록한 상황에 LG디스플레이의 어닝서프라이즈 소식은 LG그룹에겐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LG디스플레이의 호실적 비결은 삼성 반도체와 매우 비슷하다. 우선 시장상황이 유사하다. 반도체 실적은 D램 가격이 좌지우지 하는데 작년 4분기에만 30% 가까이 올랐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실적을 움직이는 패널 면적당 가격은 지난해 3분기 555달러에서 4분기 642달러까지 올랐다. 한 때 공급과잉 및 수요 감소로 가격하락 행보를 계속했던 두 부품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삼성과 LG가 특히 재미를 볼 수 있었던 것은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으로 시장 수요를 빨아들였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4분기 실적을 견인한 것은 특히 강점을 보이는 대형 UHD(초고화질 디스플레이), 인터치(in-TOUCH) 제품군이다. 해당 제품군들은 경쟁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데 이는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이 초격차 기술로 경쟁사들을 따돌리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

LG디스플레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의 사업 전환과 프리미엄 전략으로 1분기 성장세를 계속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삼성디스플레이가 선전하고 있는 모바일용 패널 부문에 대한 개발에도 속도를 높여 패널 전 부문에서 디스플레이 시장 선도업체로서의 위상을 다질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0일 세계 최초로 18:9 화면 비를 적용한 5.7인치 모바일용 QHD (1440×2560 해상도 디스플레이)+ LCD 패널 양산에 돌입했다. 2016년 4분기 매출액 기준 제품별 판매 비중은 TV용 패널이 38%, 모바일용 패널이 31%, 노트북 및 태블릿용 패널이 17%, 모니터용 패널이 14% 였다.

한편 같은 날 오전 삼성전자 역시 지난 6일 잠정실적 발표에 이어 4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했다. 반도체 부문(4조9500억원)의 선전에 힘입어 9조2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실적 발표와 함께 올해 자사주 9조3000억원 어치를 매입해 소각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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