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매출 높은 기업 주목…직접 수혜받는 미국 내 주식 투자도 매력적

트럼프 시대가 본격 열리면서 투자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로 대변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정책 탓에 수출주 위주인 국내 증시는 큰 도전을 맞았다. 향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주한미군 주둔비 부담 문제 등 정치·경제적인 변수도 남아 있어 투자자 대응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트럼프 정책에 발맞추는 투자가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1조달러 가량이 투입되는 미국 인프라 관련 투자는 장단기적인 전략으로 유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 시장에서는 미국 인프라 관련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더불어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에 직접 투자하는 것도 트럼프 시대에 적절한 투자법으로 꼽힌다.

◇ 트럼프, 인프라 투자 의지 강하다

“미국 인프라는 제 3국가 수준으로 썩어서 녹슬어서 방치되어 가고 있다.”

지난 20일(현지 시각) 미국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이 말하며 인프라 투자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그동안 미국은 수조달러를 지출해서 해외 파병에 썼다. 미국 때문에 다른 국가들은 부자가 되었지만 미국의 저력과 부와 힘은 사라지고 말았다”며 그 결과가 인프라에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대선 직후 미국 인프라 투자에 1조달러를 쓰겠다고 공언했다. 미국 대통령 후보 시절에도 “미국 인프라는 끔찍한 상태고 1948년 지어진 JFK공항은 미국인의 불명예”라고 미국 인프라 수준을 혹평했다. 트럼프는 인프라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민간(해외)자본의 참여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정책의 현실화 가능성에 의견은 분분하지만 실제 미국 인프라는 낙후된 상황인 것으로 분석된다. 1조달러대는 아니더라도 투자가 불가피한 셈이다. 미국 ETF 전문지인 ETF데일리에 따르면 지난 10년전 국내총생산(GDP)대비 인프라 투자 비용이 5%에서 지난해 3%밑으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미국 인프라 수준은 미국토목학회(ASCE) 기준 D+등급으로 평가된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취임사에서 인프라 투자 확대와 미국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겠다는 미국 우선주의(아메리카 퍼스트)를 강조했다”면서 “인프라 투자와 관련된 정부지출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 미국 매출 높은 기업, 미국 인프라 관련 ETF 유망


미국 인프라 투자 훈풍을 타기 위해선 미국 매출 비중이 높은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유리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두산밥캣을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고 있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은 미국발 건설기계시장 수요 증대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며 “두산밥캣은 주요 공장들이 미국에 소재한다. 매출 70% 이상을 북미에서 소화하고 있어 앞으로 전개될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 실적 개선을 이룰 것”이라 밝혔다.

이재만 연구원도 “미국 매출 비중이 10%를 넘는 기업들의 주가와 연관성이 더욱 높다”며 국내 경기순환 업종에 속한 기업 중 미국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두산밥캣을 비롯해 성광벤드(25%), 현대글로비스(20%), 두산(19%), LG하우시스(13%), 한국항공우주(12%), SKC(11%) 등을 추천했다.

국내 주식 외에도 미국 인프라 관련 미국 ETF에 직접 투자하는 것도 투자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트럼프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감안하면 미국 내 인프라 관련 기업들이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건설 관련 ETF, 건자재 관련 ETF에 투자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다. 특히 달러에 투자하는 효과도 있어 강달러 현상이 지속될 경우 환산 이익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된 미국 ETF로는 미국과 캐나다 인프라 건설 기업에 투자하는 ‘Deutsche X-trackers S&P Hdgd Glbl Infras (DBIF)’, 미국 소재주에 투자하는 Materials Select Sector SPDR ETF (XLB), 미국 주택산업 ETF인 ‘SPDR S&P Homebuilders ETF(XHB)’ , 미국 빌딩 및 건설과 관련된 기업을 추종하는 ‘PowerShares Dynamic Building & Const ETF (PKB)’ 등이 있다.

 

미국 인프라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건설주, 미국 ETF가 각광받고 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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